김하성의 자신감, "경쟁 걱정했다면 ML 도전도 안 했다"

[엑스포츠뉴스 여의도, 조은혜 기자] 샌디에이스 파드레스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이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준비한다. 김하성은 `나를 못 믿었다면 도전도 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하성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기자회견을 가졌다. 2021년 시작과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 소식을 전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상호옵션 4+1년으로 4년 2800만 달러 보장, 옵션 포함 최대 3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4년 계약기간 종료 후 상호옵션 실행시 선수는 5년 최대 39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기자회견에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홈구장을 사진으로 보고 멋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가서 보니 더 멋있었고, 이래서 메이저리그구나 느꼈다`며 `꿈꿔왔던 무대고, 좋은 조건에 입단을 하게 되어 기대가 된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메이저리그 진출 소감을 밝혔다. 김하성은 오는 11일 미국으로 출국하며 본격적인 빅리그 무대 입성을 준비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하성과의 일문일답.

-스스로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겠다고 처음 생각했던 때가 언제인가.
▲꿈은 꾸고 있었지만 아마추어 때는 프로에 가기 급급했던 선수였다. 좋은 구단을 만났고,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을 만났다. 그리고 내 위의 (강)정호 형, (박)병호 형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하면서 염경엽 감독님께서 '너도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야구를 해라'라는 말을 들었다. 2019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야겠구나 느낀 시즌이었던 것 같다. 그 때 확신이 들었던 것 같다.

-포스팅에 여러 팀들이 입찰을 했을텐데, 샌디에이고는 내야 경쟁이 가장 치열한 팀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계약할 때 그 부분이 걸리긴 했다. 내 포지션은 유격수였고, 프로에서 유격수와 3루수를 병행했다. 포지션을 2루수로 바꿔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결국 내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느 팀을 가든 그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다. 내 입장에서는 좀 더 좋은 선수층을 가진 팀에서 뛰고 싶었다. 항상 프로에 있으면서 경쟁해왔고, 그런 적응기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다. 좋은 선수들, 내야진에서 호흡을 맞추고 한다면 배울 점이 분명히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어려서 그런게 다 나의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불안하고 나를 못 믿었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도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협상 과정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관심을 나타냈는데.
▲구체적인 계약 관련 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토론토에서도 관심을 주셨던 건 사실이다. (류)현진이형 과 같이 뛰었다면 정말 좋고 편했을 것 같은데, 샌디에이고가 제일 적극적이었다. 진심을 다했고 세부적인 것도 나를 좀 더 케어해줄 수 있는 조건들로 계속 제시해줘서 샌디에이고를 선택하게 됐다. 대화를 하면서 몇 년 안에 우승을 할 계획이고, 그런 전력을 갖출 거다 하는 말이 와닿았다. 한국에서는 아쉽게 하지 못한 우승이라는 갈증이 있다.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기대도 됐고, 내가 가는 팀이 우승권 전력이구나 생각하면서 어떻게 노력해야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정후가 SNS에 '아버지 이후로 7번이 추가됐다'고 올리기도 했는데. 키움 히어로즈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후는 정말 내가 아끼는 후배고 동생이다. 밖에서도 자주 본다. 정후가 사실 정말 대단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그늘에 가려질 수 있었는데 여태까지 잘 해오면서 자기 이름을 알렸다. 오버하긴 했지만 고맙게 생각한다.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은 나에게 가족같은 분들이다. 올해 각자가 원하는 성적, 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미국에 가더라도 경기는 못 챙겨보겠지만, 하이라이트나 우리 선수들의 기록은 챙겨볼 것 같다.

-미국 현지 인터뷰에서는 2루수, 외야수에 대한 가능성을 물어보던데.
▲2루에 나름 자신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도 2루를 봤고, 스무살 때도 백업을 하면서 스텝 등을 배웠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나도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외야는 야구하면서 해본 적이 없어서 팀이 급하고 원하는 상황이면 해볼 수 있겠지만, 외야로 나가는 거보다 내야수로 뛰는 게 팀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하성의 자신감, "경쟁 걱정했다면 ML 도전도 안 했다"

-메이저리그 선배들에게 받은 조언이 있다면.

▲현진이 형이 진출 결정 전부터 잘할 수 있을 거다 말을 해줬는데, 크게 조언을 받고 이런 것보다 몸 관리 잘하라는 말을 들었다. 외로울 수 있다, 한국이 그리울 수 있다 이런 말도 들었지만 그런 건 내가 다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나만 잘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느 정도 타격 성적을 보여야 주전이 가능하다고 보나.
▲한국에 있었으면 자신있게 말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나도 나의 성적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나도 처음 도전하는 무대고 부딪쳐봐야 하지 않나 싶다. 기회를 보장 받는다면 어느 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지 인터뷰에서 신인왕을 목표로 하겠다는 말을 했다.
▲스포츠 선수로서 1등 하고 싶은 건 당연한 마음이다. 팀도 그런 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있었다. 말은 했지만 목표 의식이 있다보면 나름대로 더 채찍질 할 수 있고, 그런 것 때문에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당당하네', '자신있네'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네가?' 하고 물음표도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내가 메이저리그라는 무대에서 경쟁해야 한다. 열심히 살아나가 보겠다.

-KBO와 다르게 준비하는 부분은.
▲메이저리그에서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벌크업을 했다. 다른 것보다 한국에서만큼 시즌을 어떻게 잘 치를까, 어떻게 안 아프고 잘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컨디션은 좋은 것 같다. 기계볼로 빠른 볼도 많이 보고 있고, 그런 준비들을 하고 있다.

-어떤 투수의 공을 쳐보고 싶다 생각한 적이 있는지.
▲현진이 형 공을 쳐보고 싶다. 내가 입단했을 때 이미 메이저리그로 가서 한국에 있을 때도 못 쳐봤다. TV로 봤을 때도 정말 좋은 공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공을 쳐보고 싶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있는 투수지 않나. 못 치더라도 현진이 형의 공을 보고 싶다.

-공수주 다 잘하는 선수인데 어떤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나름대로 셋 다 자신 있는데, 자신감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시작도 안 해봤는데 지고 들어간다면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는 생각이다. 셋 다 자신이 있다. 그래도 고르자면 2루수로 가는 거지만 유격수, 3루수까지 내야 전체를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수비 쪽에 자신이 있다. 타격은 초반에 가서 잘 적응한다면 어느 정도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풀타임을 뛴다면 예상하는 홈런은.
▲기회를 받는다면 두 자릿 수는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전으로 뛴다는 거 자체가 적응을 잘했다는 거고, 인정받았다는 거기 때문에. 다 나간다면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7년 동안 한국 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걸 배웠다. 많은 팬분들에게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새로운 무대로 가는데, 스포츠선수로서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힘이 되고 감사한 건지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팬들의 사랑이 큰 거라는 걸 정말 많이 알게 됐다. 다른 곳으로 가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그러면서 잘하면 야구나 다른 스포츠를 하는 학생들, 팬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 열심히 잘할테니 지켜봐주시고, 많은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eunhwe@xportsnews.com / 영상=여의도, 김한준 기자, 사진=이랜드뮤지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