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S-올해 PO 1할대 타율…하위 타순에서 부담감 덜고 맹활약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32)는 KBO리그에 데뷔한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정규시즌에선 타율 0.344, 15홈런, 88타점을 기록하며 무서운 실력을 과시했지만, 키움 히어로즈와 KS에선 13타수 1안타로 타율 0.077에 그쳤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작년 KS 부진이 마음에 걸렸는지 "지난해 KS에서 부진했기에 올해는 더 의욕적으로 가을야구를 준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르난데스는 힘차게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첫 타석부터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준PO 2경기에서 6타수 2안타 타율 0.333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의 가을야구 징크스는 kt wiz와 플레이오프(PO)부터 다시 시작했다.

PO 4경기에서 17타수 2안타 타율 0.118에 그쳤다.

NC 다이노스와 KS 1차전에서도 가을 징크스는 계속됐다.

5회 1사 만루 기회에서 투수 앞 병살타, 7회 1사 1루에서 6-4-3 병살타를 치며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KS 한 경기에서 2개 이상의 병살타를 친 첫 외국인 타자 불명예 기록까지 세웠다.

보다 못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규시즌 내내 붙박이 2번 타자로 활약했던 페르난데스를 KS 2차전에서 7번 타자로 내렸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타격에 임하라는 메시지였다.

페르난데스는 첫 타석부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8일 NC와 KS 2차전 2회초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구창모를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기회를 이어갔다.

4-1로 앞선 9회 마지막 공격에선 상대 팀 문경찬을 상대로 승리를 굳히는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두산은 9회말 4점을 내주며 한 점 차로 추격을 허용했는데, 페르난데스의 홈런이 없었다면 경기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페르난데스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그가 KS에서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페르난데스의 부활로 김태형 감독은 타순 재조정 여부를 놓고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김 감독은 "타격감이 좋은 타자를 앞에 배치하고 있는데, 3차전 타순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