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대관령음악제서 손열음과 듀오 피아노 연주
"20대 때는 모차르트협주곡 전곡연주 도전할 것"

올해 평창대관령음악회에서 눈길 끄는 연주회가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34)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과 가장 주목받는 신예 피아니스트 임윤찬(16)이 함께 꾸미는 듀오 무대다.

연주회의 타이틀은 '도약'(Take off).
손열음과 임윤찬은 오는 31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에서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을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한 곡과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을 연주한다.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은 2대의 피아노로, 멘델스존의 곡은 1대의 피아노로 손 예술감독과 함께 연주한다.

연주회를 앞두고 최근 만난 임윤찬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코로나에도 연주장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 퀄러티 높은 연주를 들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손 감독님으로부터 한 달 전에 제안을 받았어요.

멘델스존 곡의 페달은 손 감독님이 담당하시니까 부담이 조금 덜한데 프로코피예프는 각자의 피아노로 연주하니까 부담스러워요.

곡도 치기 무척 어렵고요.

"
제2의 조성진 꿈꾼다…평창 무대서는 16세 피아니스트 임윤찬
임윤찬은 제2의 조성진으로 음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피아니스트다.

그는 13세 때인 2017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했고, 이듬해 클리블랜드 청소년 콩쿠르 2위 및 쇼팽 특별상, 쿠퍼 콩쿠르에선 최연소 3위를 수상했다.

15세였던 지난해에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 및 관객이 뽑은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특별상, 박성용 특별 영재상을 수상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콩쿠르 후 스페인 마드리드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열어 기립박수를 받았고, 올해 금호아트홀의 개막 공연이랄 수 있는 금호영재오프닝콘서트 무대에도 섰다.

조성진·손열음의 뒤를 잇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는 제2의 조성진이라는 음악계의 평가에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손사래를 쳤다.

"제가 윤이상 콩쿠르 우승했을 때, 조성진 선배는 저와 같은 나이에 '하마마쓰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어요.

당시 영상을 찾아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어떤 부분에서는 지금 조성진 선배의 연주보다 더 뛰어난 측면이 있어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무대에서도 매우 차분했고요.

그때의 모습에서 지금 선배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한참 모자란 수준이죠."
제2의 조성진 꿈꾼다…평창 무대서는 16세 피아니스트 임윤찬
그는 올해 초 예원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직행하기 위해서다.

1년간 홈스쿨링을 하고 나서 임윤찬은 내년 이 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다.

정규학년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에 대학생이 되는 것이니 정규과정을 2년이나 건너뛰는 셈이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한예종 영재교육원에 다니면서 손민수 교수를 사사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손 교수에게 배울 예정이다.

"피아노를 치는 법은 물론이고, 음악가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가르침을 주세요.

최근에는 선생님이 읽으라고 주신 '법정 스님' 책도 읽었습니다.

"
아직 조성진이나 손열음 같은 연주자는 물론, 동급생보다도 못하다고 겸양하는 그는 음악적 목표만은 분명해 보였다.

20대 때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 베토벤 콘체르토 전곡 연주, 라흐마니노프 솔로 전곡 연주를 하는 것이다.

"전곡을 연주하다 보면 한 단계씩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요.

관객들을 실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항상 무대에선 퀄러티가 높은 연주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
그는 정통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크로스오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대중음악 쪽은 곁눈질하지 않겠다고 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저는 정통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대중음악으로는 안 갈 것 같아요.

열심히 연습해서 바흐부터 현대음악까지를 아우르는 넓은 레퍼토리를 갖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좋은 음반을 남기고 싶어요.

"
7세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후 늘 피아노와 함께했던 그는 음악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더 커다란 위로를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슬픈 정서가 담긴 좋은 음악을 통해서 말이다.

"저는 음악의 본질이 슬픔이라고 생각해요.

음악 때문에 우리가 위로를 받는 건 그 음악 안에 슬픔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