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버렸다"…손학규·박지원·정동영 등 '올드보이' 물러나
지도부, 5월 전대 추진…당 일각 "해산하는 게 맞다" 비관론도
'원내 제3당→원외 정당' 전락 민생당…생사기로에 내몰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인도 내지 못하며 '원내 3당'에서 '원외 정당' 처지로 급전직하한 민생당이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지도부는 전당대회를 통해 새 얼굴을 내세우고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의 구심점이었던 중진 의원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섰다는 말도 나온다.

민생당의 주축이었던 호남계 다선 '올드보이'들은 4·15 총선에서 전멸, 여의도 정치 무대에서 내려오게 됐다.

4선의 박지원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에서 "20석을 갖고 있던 당이 1석도 얻지 못했다고 하면 국민이 버린 것"이라며 "민생당에 대해서는 질문도 하지 말라"고 언급, 향후 당내 활동에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일단 방송 출연과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한 정치 평론 등 개인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4선인 정동영 의원도 전날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며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침잠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해 정계 은퇴 선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유성엽(3선) 의원은 전날 공동대표직에서 사퇴하며 공식적으로 당무에서 손을 뗐고, 천정배(6선)·박주선(4선) 의원 역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모습이다.

앞서 손학규 전 대표는 총선 직후인 지난 16일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며 상임선대위원장 직을 내려놨다.

김정화 공동대표 등 남은 지도부는 5월 전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준비위를 꾸리고 '미래를 위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는 등 '0석'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지도부는 초선인 채이배 의원을 당 대표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동영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 측에서도 각각 자기 측 인물을 전대에 출마시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당을 재정비한 후 다른 당과의 통합·연대를 통해 활동 공간을 확보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국고 보조금도 받지 못하는 원외 정당의 현실을 고려하면 당이 독자생존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적지 않다.

한 당직자는 "1석도 얻지 못한 당이 전당대회를 연다고 지속할 수 있겠나"라며 "해체, 해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앞으로 전대 관련 업무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속내를 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