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민주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전하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최근 몇주 사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다.

워런 의원은 지난 10월 초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유력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선두 다툼을 벌이는 등 상승세를 보였으나 가장 최근인 26일 공개된 퀴니피액대 전국 여론 조사에서는 2위마저 피트 부티지지 사우스벤드(인디애나) 시장에게 내주면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함께 3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불과 한 달 전 조사에서 28% 지지율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7% 앞질렀던 워런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14%로 하락하면서 바이든(24%), 부티지지(16%)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美민주당 대선 경선 상승세 워런 한달새 급격한 하락
또 같은 날 공개된 에머슨대 뉴햄프셔주 조사에서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26%로 1위를 차지했고 부티지지 시장이 22%로 2위, 그리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워런 의원이 14%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공화당 대선전에서 벤 카슨 후보가 반짝 선두에 올라섰다 이내 추락한 양상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1차 대선후보 토론회를 계기로 반짝 상승세를 탔다가 이후 계속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처럼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WP는 워런 의원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무엇보다 워런 의원의 지지 기반이었던 민주당 진보계 유권자들이 상당수 바이든과 부티지지 지지로 돌아선 점을 거론했다.

또 '주목할만한' 수준을 유지했던 민주당 온건파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워런 의원 지지율은 거의 붕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P는 지적했다.

아울러 워런 의원이 민주당 온건파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별로 높지 않은 보편적 건강보험(Medicare-for-all)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그에 대한 지지가 줄어든 것도 주목할만하다고 WP는 덧붙였다.

반면 부티지지의 경우 지지 기반이 얕은 흑인 유권자들 사이의 지지율은 별 변화가 없었으나 대신 백인 유권자층에서 워런 지지층을 상당 부분 잠식하면서 지지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유권자들의 워런 지지율이 부티지지 지지로 옮아갔고 반면 젊은 층 지지율 하락분은 바이든에게로 간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워런의 하락과 부티지지 상승의 양상이 반복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퀴니피액대 조사의 표본 추출 오차 한계가 5% 포인트임을 고려할 때 워런에 대한 부티지지의 우세가 뚜렷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WP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가 2020 민주당 대선전이 매우 유동적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부티지지처럼 워런이 다시금 반등할 시간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