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금융 3분기 누적 순익 사상 최대·KB금융은 역대 2번째
저금리 장기로화 순이자마진 하락…내년에도 하락 전망


주요 금융그룹이 올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냈다.

27일 각 금융그룹의 실적 공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3분기에 9천81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천960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다.

하나금융도 마찬가지다.

명동사옥 매각이익(약 3천200억원)이라는 일회성 요인 덕분에 3분기 순이익이 8천360억원으로 2005년 12월 지주사 설립 이래 3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2조404억원)도 지주사 설립 이래 가장 많았다.

KB금융은 작년과 비교해 주춤했으나 절대 수준은 역대급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7천77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로 3.2% 감소했으나 역대 2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이런 호실적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룹 실적을 이끄는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이례적인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순이자마진을 보면 신한은행이 1.53%로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고, KEB하나은행은 1.47%로 0.07%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이 1.67%로 0.0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쳐 그나마 '선방'했다.

전분기 대비 순이자마진이 대개 0.01∼0.03%포인트 범위에서 변동했던 흐름을 감안하면 이번 3분기 낙폭은 두드러진다.

4분기 이후 상황도 녹록지 않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의 여·수신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가 향후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어 4분기와 내년에도 순이자마진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대출자산을 늘려 이자이익을 높이는 방법도 여의치 않다.

내년에 시행되는 신(新)예대율 제도를 적용한 예대율 한도에 거의 다다른 형편이어서 대출을 적극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출 수요 측면도 긍정적이지 않다.

부동산 대출은 강력한 규제에 묶여있고 기업 대출은 투자심리 위축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그룹들 역대급 호실적…계속될지는 불투명
실제 주요 금융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순이자마진 하락 우려를 드러냈다.

류승헌 신한금융 부사장은 "현시점에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하락할 때 (순이자마진이) 약 3bp 하락 효과가 있다"며 "10월에 추가로 기준금리가 내려 이 부분은 내년까지 이어져 마진 하락 압박이 계속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은 순이자마진이 연간 기준으로 1∼3bp(0.01∼0.03%포인트), 내년에는 4∼9bp(0.04∼0.0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열 하나금융 부사장은 "4분기에도 순이자마진은 내리고, 내년에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그룹들은 향후 이자이익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적정한 수준으로 여신을 늘리면서도 비이자이익,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