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서 교체 투입 후 0-1로 뒤진 후반 33분 동점골
패배 위기에 경남 구한 배기종의 결정적인 '한 방'
프로축구 경남FC의 14년 차 공격수 배기종(36)이 필요할 때 영양가 만점의 득점포를 가동하며 강등권 탈출 경쟁 중인 소속팀을 살려냈다.

배기종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명단에서 빠져 전반 내내 벤치를 달궜다.

홈팀 서울은 전반 17분 '골 넣는 수비수' 황현수의 헤딩골로 1-0 리드를 잡은 뒤에도 파상공세를 펼쳤다.

경남은 골키퍼 이범수의 눈부신 선방이 없었다면 추가 실점하며 원정 패배를 당한 판이었다.

위기의 순간에 배기종 카드가 빛을 발했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14분 고경민을 빼고 '특급 조커' 배기종을 투입했다.

특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배기종이 그라운드에 투입되면서 경기의 흐름은 경남 쪽으로 바뀌었다.

후반 25분에는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문전에 있는 제리치를 보고 날카로운 패스를 해줬다.

제리치가 제대로 발을 갖다 댔으면 동점 골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멈칫하는 바람에 스텝이 꼬여 절호의 득점 기회를 날렸다.

도움 기회를 놓친 배기종이 곧이어 경남의 해결사로 나섰다.

배기종은 후반 33분 서울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제리치의 패스를 받자마자 앞에서 방어하던 서울의 김한길을 한번 제친 뒤 감각적인 왼발 슈팅을 날렸다.

패배 위기에 경남 구한 배기종의 결정적인 '한 방'
배기종의 발끝을 떠난 공은 그대로 반대편 골문을 꿰뚫었다.

배기종이 문전에서 화려한 개인기와 지능적인 플레이를 이용해 만들어낸 귀중한 동점 골이었다.

경남은 배기종의 동점 골 덕에 1-1로 비길 수 있었고, 가까스로 10위 자리를 지켰다.

서울에 졌다면 인천에 10위 자리를 내주고 11위로 한 계단 내려앉을 상황이었지만 승점 1을 얻으면서 동률(승점 24)이 된 인천을 다득점에서 앞섰다.

2부 강등권 싸움에서 위험해질 수 있었지만 경남은 배기종의 동점 골에 힘입어 잔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경기 후 이날 눈부신 선방 쇼를 펼친 골키퍼 이범수를 칭찬한 뒤 배기종에 대해 "나이 때문에 후반전에 투입하는 선수지만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해줬고, (배기종 투입 후) 조직력이 살아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무승부의 일등 공신으로 꼽았다.

배기종으로서도 무려 160일 만에 골 맛을 보며 특급 조커의 명성을 득점으로 입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