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월가브리핑]



"세계의 부유한 국가들, 개도국 특혜 받아"

"무역 대표부에 개도국 혜택 중단 지시"



현지시간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등 일부 국가가 개발도상국 지위로 부당한 특혜를 받고 있다며 WTO에 개도국 지정 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WTO는 망가졌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들이 개발도상국을 자청해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 라는 비난의 글을 올렸습니다. 또한,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개도국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에 지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WTO 회원국 중 2/3 특별 대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홈페이지에 WTO 개혁에 대한 제안서를 올린것으로 알려졌는데요. WTO 회원국 중 거의 2/3 국가가 개도국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가 90일안에 이 문제에 대해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미국은 이 국가들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OECD 회원국 유지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 미국 다음으로 GDP 큰 국가"

"미국은 중국의 개도국 지위 결코 용납 안 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부당 특혜국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는데요. 그는 중국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GDP가 큰 국가라며, "미국은 중국의 개도국 지위 주장을 결코 수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경제지표들이 중국의 개도국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이상하진 않은데요. 다만 중국과 함께 부당 혜택 국가로 한국도 직접적으로 거론된 만큼, 한국의 개도국 지위에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가 됐습니다.

韓 개도국 지위 상실 시, 농산물 분야 타격

쌀, 현재 관세 513%...선진국 의무 적용 시 154%



한국이 WTO에서 개도국 지위를 잃게 되면 농산물 분야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데요. 현재 WTO 체제를 잠시 살펴보시면, 개도국으로 인정이 되면 관세나 보조금 등에서 특혜를 받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국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데요, 한국은 1996년 OECD 가입 때 선진국으로 분류될 뻔 했지만, 농업 분야에 미칠 파장을 막기 위해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 개도국에서 제외된다면 농업 분야의 고율 관세 혜택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현재 쌀 같은 경우는 관세율이 513%로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 의무가 적용된다면 현재보다 70% 감소한 154% 수준으로 낮아지고 농업 보조금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수 있기 때문에, 개도국 지정이 박탈된다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트럼프 WTO 조치...中 겨냥한 압박"

"WTO 규정 개정, 全 회원국 동의 필요"



외신들은 이번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압박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일각에서는 WTO 규정 개정에는 백여든네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빠른 개정은 힘들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서는 WTO를 배제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혜택 중단 대우로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할 것을 강조했지만 이번 중국을 겨냥한 제재에서 한국에 불똥이 튈지 불안함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프랑스 디지털세 부과에 `와인세` 맞불



"마크롱 어리석어...대응 조치 발표 할 것"

"프랑스 와인보다 미국 와인"...와인세 부과 시사



앞서 개도국 특혜 중단에 더해 트럼프 정부의 무역 규제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형 IT 업체들에 프랑스가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에 대해 와인세를 거론하며 보복관세를 예고했습니다. 현지시간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가 미국의 기술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했다며, 실질적 대응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마크롱의 어리석음에 대한 조치라며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여기에 그는 언제나 프랑스 와인보다 미국 와인이 낫다고 말해왔다며, 프랑스의 대표 수출 품목인 와인에 대한 세금 부과를 시사했습니다.

글로벌 IT 기업 디지털세 부과 법안 통과

연간 총 매출의 3% 디지털세 부과



앞서, 지난 11일 프랑스 상원은 연 수익 9900억원 이상, 특히 프랑스 내에서 33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인 글로벌 IT 기업에 대해 연간 총 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은 대상 기업에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시장을 움직이는 기업들이 포함돼 있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 무역 대표부는 프랑스의 조치에 대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서는 디지털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프랑스, 디지털세 그대로 이행"

"관세와 디지털세 혼동해선 안돼"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그는 "디지털세는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 아니다"라며 "프랑스는 디지털세를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조치로 와인 관세를 시사한 것에 대해 관세와 디지털세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 국가들은 대형 기술 기업들이 충분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오는 2020년까지 디지털세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관세 전쟁의 흐름도 주시하셔야겠습니다.

허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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