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 취임 후 조직문화를 바꾸고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하는 등 건강한 조직 만들기에 집중해 MS를 다시 최고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 취임 후 조직문화를 바꾸고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하는 등 건강한 조직 만들기에 집중해 MS를 다시 최고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여러분이 최고경영자(CEO)라면 똑똑한 조직과 건강한 조직 중 어느 쪽을 택하고 싶으신가요. 리더십 대가이자 경영도서 분야 베스트셀러 저자인 패트릭 렌시오니는 무엇이 조직을 움직이는가(The Advantage)라는 책에서 똑똑한 조직과 건강한 조직을 구분했습니다.

똑똑한 조직은 기업경영에 필요한 세부기능인 전략, 마케팅, 재무, 기술 등이 고도로 발달돼 있습니다. 한마디로 각각의 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조직이죠. 경영자라면 누구나 똑똑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혁신을 외칩니다. 우리 조직이 얼마나 많이 아는가, 얼마나 경쟁사와 차별적인가, 얼마나 효율적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요. 반면 건강한 조직은 문화를 먼저 챙깁니다. 가장 먼저 회사의 존재 이유를 규명하고 구성원에게 이를 심어주기 위해 애씁니다. 탄탄한 문화가 바탕이 돼 조직의 경영, 운영, 전략이 서로 들어맞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죠. 그렇기 때문에 사내 정치와 혼란이 최소화되고, 사기와 생산성은 높으며, 이직률은 낮아집니다.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핵심적인 차이는 조직의 건강에 달려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조직이 건강하면 똑똑함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공이 보장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증명한 리더가 있는데요.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 CEO인 사티아 나델라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MS는 과거의 영광만 남은 채 침몰해가는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애플, 아마존, 구글을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지난 5월 6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최신호에서는 나델라를 표지 모델로 하고 ‘나델라상스(나델라+르네상스)’란 제목을 붙였을 정도입니다.

나델라 MS 르네상스 이끌어

나델라가 취임 5년 만에 MS를 다시 최고의 자리로 올려놓은 비결이 뭘까요.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것입니다. 나델라 취임 전의 MS는 똑똑한 조직을 추구하는 성과 중심의 문화가 강했습니다. 직원들을 등급으로 나누고 최하등급 직원들을 내쫓던 ‘스택 랭킹(stack ranking)’식 성과평가 제도를 운영했습니다. 새로운 혁신을 추구해야 하는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지나친 성과 중심 문화는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협업보다는 내부 경쟁을 부추겼고 사내정치가 판을 치게 한 것이죠. 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됐고 인재 유출 속도는 빨라졌습니다. 2011년 글로벌 직장 평가 사이트인 글라스도어(Glassdoor)에서 당시 CEO 스티브 발머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9%로, 구글의 94%, 페이스북의 99%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나델라는 2014년, CEO로 취임하자마자 조직문화부터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MS의 영혼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새로운 사명을 발표하게 되는데요. MS의 존재 이유를 ‘지구상의 모든 사람과 조직이 더 많은 것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자’로 정합니다. 이는 빌 게이츠 시절의 ‘모든 책상과 가정에 컴퓨터를’이라는 사명보다 직원들의 가슴을 더 설레게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했습니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개인의 자질은 불변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똑똑한 사람으로 증명해 보이는 데 집중합니다. 따라서 실패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의 스킬과 방식만을 고수하죠. 반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를 성장의 한 과정으로 인식합니다. 내가 가진 자질은 단지 성장을 위한 출발점일 뿐이며 열정과 노력, 배움을 통해 얼마든지 길러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델라는 MS 직원들이 성장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하길 원했습니다. IT 기업이라면 가져야 할 혁신 문화는 바로 이런 성장 마인드셋에서 나온다고 믿었죠.

문화 바꾸고 성장 마인드셋 강조

나델라는 직원들 스스로 개인적인 열정을 깨닫고 MS를 발판삼아 그 열정을 쫓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에 따라 MS의 조직문화를 모든 사람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갔습니다. 악명 높은 상대평가 시스템을 폐지하고 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피드백과 코칭 문화를 정착시켰습니다. 또한 180여 명의 임원을 17개 팀으로 나눠 성장을 추구하는 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도록 역동적인 학습문화를 구축했습니다.

나델라는 성장 마인드셋을 조직 내에서 실천하는 방법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첫째, 고객에게 집중할 것. 고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솔루션 개발에 호기심과 열정을 쏟을 것을 강조합니다. 둘째, 적극적인 자세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할 것. 서로 간의 광범위한 의견과 관점이 수용될 수 있도록 편견 없이 열린 마음을 가질 것을 강조합니다. 셋째, 하나의 MS를 추구할 것. MS는 공통된 사명 아래 모인 한가족으로 기능이나 영역만 결합된 것이 아니라 통합된 회사임을 강조합니다. 과거 부서 간 극심한 경쟁과 사일로를 경험했던 나델라는 하나의 MS를 특히 강조합니다. 정리하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MS의 성공 요인은 한마디로 건강한 조직으로 기업의 체질을 바꾼 덕분입니다. 나델라는 분열된 MS를 한마음으로 모을 수 있는 사명을 만들었고, 이를 성장 마인드셋과 연결시켜 MS를 관통하는 조직문화로 정착시켰습니다.

조직의 혁신, 지속가능한 성공 이끄는 비결…똑똑한 조직보다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라
회사를 MS처럼 건강한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면 조직문화가 건강한지부터 먼저 들여다보십시오. 부서 간 사일로는 없는지, 평가 제도가 과도한 내부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구성원 간 소통과 협업은 잘되는지, 직원들이 우리 회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눈과 귀를 열어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성장 마인드셋을 조직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조직의 혁신은 기능적인 탁월함이 아니라 문화의 탁월함을 먼저 좇을 때 성공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입니다.

윤희정 < 피플앤비즈니스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