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로고. (자료 = 한국전력공사 홈페이지)
한국전력공사 로고. (자료 = 한국전력공사 홈페이지)
한국전력의 주가가 부진한 올 1분기 실적에 하락했다.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도 사실상 연기되면서 최근의 주가 하락에도 투자매력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주가는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7.18% 급락했다. 1분기 '어닝쇼크'(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실적)를 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14일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6229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1276억원보다 손실폭이 더 확대되면서 역대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15조2484억원으로 4576억원 줄었다. 지난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해 전기 판매 수익은 줄어든 반면, 민간발전사와 5개 발전 자회사에 지급한 전력구입비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적자에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 정부는 이를 부정하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20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간담회를 통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은 여름이 오기 전에 발표하겠다"며 "한국전력 적자 때문에 전기요금은 인상하는 건 고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또 "한전의 적자와 요금은 일률적으로 같이 다룰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전기요금 인상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국전력의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이 연기되면서 투자매력은 더 감소했다. KB증권은 전기요금이 1% 오르면 한국전력의 주가가 4479원 오를 것으로 봤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요금인상에 대한 기대가 단기간 내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투자매력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전력의 목표가를 3만6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낮췄다. 요금인상 시점에 대한 가정 변경 등으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3094억원에서 1383억원으로 끌어내렸다.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부정적이다. 강성진 연구원은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발전용 LNG 단가도 올라갈 것"이라며 "이에 2019년 전력구입비는 1조3000억원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유가에 대한 수요 전망이 흔들리고 있고,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벌이는 힘겨루기가 원유공급을 결정하고 있다"며 "거시경제 지표의 급변은 유틸리티 업종의 출렁임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