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14년만에 마스터스 우승…메이저 통산 15승째
골프 황제의 귀환이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그린 재킷’과 함께 돌아왔다.

우즈는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제83회 마스터스(총상금 1150만달러·우승상금 207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친 그는 공동 2위 그룹을 1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우즈는 2008년 6월 US오픈 이후 약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통산 15승째를 신고했다. 남자골프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잭 니클라우스(18승·미국)와 격차도 3승으로 좁혔다. 또 우즈는 지난해 9월 투어 챔피언십 이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81승째를 신고하며 샘 스니드(미국)의 투어 최다승(82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아울러 우즈는 2005년 이후 14년만에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개인 통산 5번째 ‘그린 재킷’을 걸치게 됐다. 이 대회 최다승(6승)을 기록 보유자인 니클라우스의 대기록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모든 것이 우즈를 위해 잘 짜여진 각본과도 같았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 2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우즈였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 승리의 상징인 붉은 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우즈는 발톱을 숨기고 서서히 상대의 목을 조여갔다. 3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4, 5번홀에서 연달아 보기가 나왔으나 7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약 1m 거리에 붙여 잃은 타수를 순식간에 만회했다. 8번홀에서도 3m 버디 퍼트를 넣으며 스코어를 언더파로 전환했다. 몰리나리는 호랑이에게 먹히는 것을 거부하듯 파 행진을 이어가며 버텼다. 7번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으나 곧바로 8번홀에서 약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우즈의 추격을 뿌리치려 했다.

우즈는 10번홀에서 약 4m 파 퍼트를 놓치며 숨을 골랐다. 그리고 ‘아멘코너’인 12번홀에서 몰리나리의 실수가 나오자 우즈가 발톱을 드러냈다. 몰리나리가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리면서 더블보기로 미끄러지자 우즈는 13번홀에서 1m 거리의 버디퍼트를 가볍게 넣으며 몰리나리를 압박했다. 몰리나리도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즈의 공격을 방어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몰리나리는 15번홀에서 친 세번째 샷이 나무를 맞고 또 한번 해저드에 빠졌다. 그사이 우즈는 15번홀과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2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우즈는 17번홀을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안전하게 보기로 막았고 공동 2위 그룹을 1타차로 제치고 가족과 포옹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막판까지 대추격전을 펼친 더스틴 존슨과 젠더 쇼플리,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가 12언더파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몰리나리는 최종합계 11언더파를 기록하며 제이슨 데이(호주), 웹 심슨(미국)과 함께 공동 5위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