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신임 문화체육부 장관이 12일 열린 관광산업 혁신 성장 간담회에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체부 제공
“해외 OTA(온라인여행사)가 제공하는 KTX(고속철도) 좌석 실시간 예매 서비스를 국내 기업은 공급할 수 없다.”

“정부 정책이 아직도 중국에만 집중돼 있다. 중동, 북미 전담 여행사들은 각종 지원에서 배제돼 있다.”

지난 12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관광산업 혁신성장을 위한 관광업계 간담회’에서 업계 대표들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민관 협력을 확대하고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관광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카지노를 포함한 대형 복합리조트(IR)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정부 측 의견도 나와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양우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해 관광협회중앙회, 호텔관광업협회, 마이스협회, 야놀자, 위즈돔 등 관련 단체·기업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간담회에 앞서 “산업 성장의 주체는 기업”이라고 강조한 뒤 “정치·외교, 환경, 경제(환율) 등 외생변수에 민감한 관광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정책을 발굴, 추진하기에 앞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신성철 야놀자 신사업개발실장은 “해외 OTA와 공유숙박 회사들은 정부의 각종 제도와 규정에서 벗어나 있다”며 “외국 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정부가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장은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여행)도 큰 틀에서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부정적인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며 “매력적인 국내 여행 상품을 내놓고 싶어도 기차, 선박 등 교통편 확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관광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박병룡 한국카지노관광협회장은 “전국 17개 카지노가 각종 규제에 묶여 외부 투자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실에 걸맞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내국인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는 규제개혁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싱가포르와 일본의 사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장관은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는 관광진흥 측면에서 적절한 대응책 마련과 함께 규제를 완화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역관광과 국제교류 등에서 민관 협력을 확대하고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관광산업 100조원 시대를 여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