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고용 상황이 ‘양과 질’ 양쪽 측면에서 모두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 고용률 금융위기 후 첫 하락, 40대·고졸 급감…고용 양과 질 악화"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2018년 고용 동향’을 통해 “전체 고용률이 60.7%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반기였던 2009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하락한 것이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실업률과 달리 취업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도 포함해 집계한다.

지난해 생산가능인구는 25만2000명 증가했지만 취업자는 9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작년 취업자 수가 이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의 고용률이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하락했다. 40·50대 고용률이 동시에 떨어진 것도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40~50대는 15세 이상 인구의 38.2%에 달하는 데다 이들 가구의 소비지출은 평균보다 20% 이상 높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내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이유다. 20대 고용률은 0.3%포인트, 30대 고용률은 0.4%포인트 올랐다.

학력 기준으로 보면 고졸 인구의 고용률이 0.7%포인트 하락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졸 취업자 수는 2010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한경연은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높다”며 ‘고용의 질’도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평균임금이 전체 평균임금보다 낮은 ‘저임금 산업’이 취업자 증가분의 69.7%를 차지했다.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 없이는 올해 일자리 사정도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