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된 항해기록저장장치 복원 통해 침몰 원인 밝혀지길 기대"
김영춘 "제2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없도록 재발방지책 강구"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2년 전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22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인양된 스텔라데이지호의 항해기록저장장치(VDR)를 복원해 침몰 원인과 당시 상황이 잘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스텔라데이지호 VDR 분석과 관련, "한국 전문가를 투입하고, 최대한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침몰 원인을 밝혀내겠다"고 했다.

또 "스텔라데이지호와 유사한 개조 화물선이 더러 있다"며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에 취약한 선체 구조를 가진 오래된 선박과 화물 적재 방식이 위험한 선박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선사들과 계속 협의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당시 필리핀 선원 3명이 구조됐지만,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이 실종됐다.

정부는 사고 초기 수색 활동을 벌였지만, 성과가 없자 수색을 중단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실종자 가족이 '1호 민원'으로 침몰 원인과 진상규명을 요구하자 수색을 재개했다.

한국 정부와 계약을 맺고 지난 8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출항, 14일 사고 해역에 도착한 미국 '오션 인피니티'사의 '씨베드 컨스트럭터'호는 18일 스텔라데이지호의 VDR을 발견했다.

김 장관은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3천㎞ 이상 떨어진 대서양 한복판의 수심 3천400m 심해에 가라앉은 배를 수색하고 블랙박스를 인양하는 것이 엄두가 안 나는 일이었다"며 "실종자 가족의 염원과 국민적 성원에 힘입어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블랙박스를 발견해 인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심해 수색으로 블랙박스를 인양한 것은 이번에 한국 최초이고, 세계적으로도 두 번째 사례"라며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고, 하늘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선령이 25년 된 스텔라데이지호가 평소에도 고장이 잦았을 정도로 선체가 노후화돼 침몰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학계와 해운업계에서는 선박의 무리한 개조, 선체 피로도에 의한 균열 등이 침몰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산지법은 지난달 24일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사고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며 기각한 바 있다.

최근 발견한 VDR 분석을 통해 침몰 당시 운항 상황과 사고 원인이 규명되면 관련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