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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국 기업이 개발한 '세포치료'를 일본 가서 받아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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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가진 줄기세포치료제를 본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시술하고 있다는 는 각종 규제에 꽉 막혀 경쟁력을 잃어가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주소를 웅변한다. 엔케이맥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규제를 피해 자체 개발한 항암세포치료제를 일본에서 처음 상용화했다. 세포치료제 외에 대체 치료제가 없는 국내 암환자들은 아픈 몸을 끌고 일본까지 가서 우리 기업이 운영 중인 병원에서 관련 시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분야 규제가 1163건(2017년 기준)에 이른다. 엄격한 생명윤리법 때문에 인간 배아줄기세포 실험이 금지돼 있다. 국내 기업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가위’ 실험도 주요 선진국은 다 허용하는데 한국에서만 불법이다. 일반 줄기세포치료제 개발도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약효를 입증해야 하는 등 인허가 과정이 길고 까다롭다.

    반면 일본은 부작용만 없으면 줄기세포치료제 판매와 시술을 허용하고 있다. 한때 ‘줄기세포 최강국’이었던 한국이 ‘황우석 트라우마’ 탓에 규제를 강화하는 사이, 일본은 한국이 검토했다가 사장(死藏)시킨 유전자·줄기세포 관련 법안(재생의학법)을 도입한 덕분이다. 이런 ‘규제 격차’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치료제 허가를 얻으려 일본으로 ‘규제 피난’을 떠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앞선 기술을 갖고도 ‘규제 장벽’에 막혀 경쟁 우위를 잃어가는 바이오·의료 분야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도 허용하는 원격의료는 한국이 가장 먼저 시범서비스를 도입했지만 18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와 원격의료는 세계 각국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바이오·의료 핵심 분야다. 관련 규제를 개선하지 않은 채 “바이오·의료를 혁신성장 주역으로 키워 내겠다”는 정부·여당의 거듭된 다짐은 허황한 ‘공수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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