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순천시가 봉화산 출렁다리 케이블 설치 공사 계약을 무면허·무등록 업체와 11억9천만원에 체결했다며 적정한 조치를 할 것을 순천시장에게 통보했다고 3일 밝혔다.

순천시는 봉화산 둘레길에 국내 최장의 출렁다리를 설치하겠다며 2016년 4월부터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사업비 24억5천만원)를 추진했으나, 작년 12월부터 토지보상협의 지연 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감사원 "봉화산 출렁다리 케이블공사, 무등록 업체와 계약"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순천시가 출렁다리사업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하지 않은 채 추진하고, 주요자재인 케이블을 분리 발주해 제작능력이 부족한 업체와 계약했으며 인근 주민 70% 이상이 반대의견서를 냈음에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교량 등 철구조물을 제작·조립·설치하는 전문공사는 철강재설치공사업 면허 등을 보유한 건설업자가 시공해야 한다.

그런데 순천시는 작년 7월 철강재설치공사업 면허가 없고,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A사와 출렁다리 케이블 설치공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방재정법에 따르면 투자심사 후 총사업비가 30% 이상 증가한 사업은 이를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해 투자심사를 다시 받은 후 예산을 편성하게 돼 있다.

순천시는 2016년 '봉화산 둘레길 경관개선 및 기능보강사업'에 출렁다리 설치공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총사업비가 20억원에서 43억원으로 30% 이상 증가했음에도 이를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순천시장에게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및 투자심사 통과 전에 사업을 추진하거나 부적격 업체와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또, "무면허·무등록 상태로 계약을 체결한 A사에 대해서는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에 따라 적정한 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

해당 조항은 등록을 하지 않고 건설업을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