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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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미국 증시 폭락에 이틀째 하락하고 있다. 미국 증시 폭락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낮아지고, 미국 기술주 급락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이에 코스피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기술주 급락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내 반도체보다는 건설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오전 10시20분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01포인트(1.39%) 하락한 2053.57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1.67% 빠지면서 670선까지 밀려났다.

간밤 뉴욕증시 급락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급락과 국제유가의 폭락 여파로 급락했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의 목표주가 하향 여파에 4.8%나 빠졌다. 골드만삭스가 애플의 목표주가를 낮춘 것은 이달 들어서만 3번째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6.6% 폭락하면서 에너지주 등 증시 전반의 불안을 야기했다.

다우존스지수는 2.21% 급락하면서 2만5000선이 무너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82%, 1.70% 하락했다.

문제는 미국 증시가 추가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남았다는 점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과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 지속으로 기술주부터 유통업까지 미국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재부각됐다"며 "불확실성 변수가 해소되기 이전까지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기술주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법인세율 인하와 본국송환세 인하 등 감세 정책으로 자사주 매입이 크게 증가한 업종이 IT"라며 "보안비용 증가로 IT 기업의 마진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같은 주주환원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어, 최근 급락에도 IT 업종의 악재가 모두 나오지 않았다고 보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 코스피에도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 나스닥지수가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6.62% 하락한 점은 특히 한국시장에 부담이 되는 모습"이라며 "SK하이닉스도 전일 하락으로 60일 이평선 회복에 실패해 단기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중장기 이평선 하락세가 강해 바닥 확인 과정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 업종지수는 9.64% 상승했다. 그는 "특히 현대건설은 남북 경협 관련주로 부각되면서 올해 등락 폭이 크게 나타났지만, 60주 120주 이평선이 상승하면서 정배열돼 장기 상승 구조로 전환된 모양"이라며 "기술적으로도 의미있는 지지대 확인 후 반등 중이므로 불확실한 시장에서 건설업종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