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로 기대감 크게 높인 상품성 부각

현대자동차 투싼은 '젊은 SUV' 이미지가 강하다. 또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중이다. 8월 페이스리프트 출시 후 일주일 만에 계약 3,000대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래서 현대차도 부분변경은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는 후문이다. 섣부른 시도가 자칫 인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서다. 그래서일까.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디자인 변화를 최소화했다, 대신 변속기를 6단에서 8단으로 대체하고, 다양한 편의 및 안전품목을 추가했다. 스마트 스피커와 연동, 집 안에서 시동을 걸고 공조기를 켤 수 있는 '홈투카' 음성명령 기능도 있다. 눈에 보이는 변화보다 상품성 강화에 집중한 모습이다. 부분변경을 거친 투싼 2.0ℓ 디젤 얼티밋 에디션을 일산과 송추 약 40㎞ 구간을 왕복하며 체험해봤다,
[시승]보다 지능화 된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디자인&상품성
시승 전 제품설명 프레젠테이션에서 '부품 공유화 때문에 (디자인 변경에) 제약이 있었다'는 얘기가 자주 흘러 나왔다. 흔히 페이스리프트는 상품성 쇄신을 위해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투싼은 변화의 폭이 작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기존 투싼과 달라진 점은 그리 많지 않다. LED 헤드램프, 리어램프와 리어 리플렉터 등을 포함한 후면 배치, 플로팅 방식의 디스플레이와 크래시 패드, 휠 정도가 눈에 띈다. 그러나 새로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선 제품의 흥행 요소를 효과적으로 잘 가져오면서 작은 변화로 새로움을 주고 있어서다.
[시승]보다 지능화 된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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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의 디자인 목표 중 하나가 세련되고 첨단 기술을 반영한 모습의 표현이다. 그런 점에서 헤드램프 변화는 긍정적이다. 정교한 디자인의 LED가 전면 인상에 꽤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디테일을 살린 미래 지향적인 형태도 디자인 방향성에 부합한다.
[시승]보다 지능화 된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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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부는 번호판을 중심으로 일자형이다. 리어램프와 트렁크 라인에 일체감을 더해 차폭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면서 리어 리플렉터를 위로 올려 붙였다. 디자인적으로 흥미로운 시도지만 기능적으로는 약간의 의구심이 드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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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보다 오히려 새로움을 듬뿍 주는 곳은 실내다. 매립식 대신 센터페시아 상단에 플로팅 방식으로 디스플레이를 교체했다. 대시보드 마감재를 바꾸고, 디자인도 길게 빼 널찍한 공간감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차급을 고려했을 때 소비자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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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표상 크기 변화는 없다. 이전 투싼과 마찬가지로 실용성에 불만도 없다. 성인 남성 4명이 꽤 많은 짐을 싣고 먼 거리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할 정도다. 최근 소형 SUV의 작은 실용성이 주목받지만 투싼은 그보다 큰 덩치임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시승]보다 지능화 된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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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및 안전품목 구성이 풍성해졌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선유지 보조, 운전자 경고 시스템 등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나 후측방 충돌 경고, 교차 충돌 경고 등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선택품목으로 구비했다.

특히 강화된 음성명령 기능이 시선을 이끈다. 카카오 음성인식 기능은 물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동시에 지원한다. KT 스마트 스피커 '기가지니'와 연동한 '홈투카' 서비스도 추가했다. 집 안에서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원격 시동, 에어컨/히터 작동, 잠금해제 등이 가능하다. 시연 시 명령을 내리고 작동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15초 남짓으로 반응속도도 준수했다.

▲성능
시승차의 동력계는 4기통 2.0ℓ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 186마력, 최대 41.0㎏·m의 성능을 발휘한다. 4WD 시스템 H트랙과 19인치 타이어를 적용한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2.4㎞(도심 11.6㎞/ℓ, 고속도로 13.6㎞/ℓ)를 인증 받았다.
[시승]보다 지능화 된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파워트레인의 가장 큰 변화는 8단 자동변속기다. 기존 6단보다 연료효율이 좋고 변속 속도도 명민할 것이란 기대가 들었다. 일단 주행 감각은 편안하고 깔끔하다. 이번 부분변경에서 회사는 새 투싼의 캐치프레이즈로 '균형 잡힌 역동성(밸런스드 다이내믹)'을 내걸었다. 과격하게 차를 몰아세우는 것보다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움직이고, 달리고 싶을 때 달릴 수 있는 역동성이 중요하단 의미를 담았다.
[시승]보다 지능화 된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짧은 와인딩 구간에서 신차의 거동이 꽤나 날렵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급회전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고 돌아나가고 다시 속도를 붙여가는 느낌이 좋았다. 기존 투싼의 주행 감각도 운전이 쉽고 재미있는 차란 인식이 강했다.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편하고 원하는 대로 운전할 수 있는 느낌이 적지 않다. 젊은 소비층을 타깃으로 잡은 투싼인 만큼 주행 감성 면에선 호평하지 않을 수 없다. .

시승 중 트립 컴퓨터에 표시되는 효율은 꽤 만족스러웠다. 안전이 허락하는 한 급제동과 급출발, 시프트 다운 등을 적극적으로 주행거리 10㎞ 남짓 시도하자 8~9㎞/ℓ 정도를 나타냈다. 이후 교통흐름이 원활한 일반도로와 고속화도로 등을 15㎞ 정도 달려보니 15㎞/ℓ 이상을 유지했다. 주행거리가 짧은 만큼 변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경쟁 차종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 것 같다.
[시승]보다 지능화 된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총평
전체적으로 투싼은 얼굴을 바꾼다는 의미의 '페이스리프트'보다 기능성 강화가 핵심이다. 현행 3세대 투싼이 등장한 게 2015년, 그 사이 수많은 소형 SUV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발랄하고 톡톡 튀는 '막내' 이미지는 많이 흐려진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젊은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중형과 소형 사이에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현대차의 고민이 느껴졌다. 가격은 2,965만원이며, 경사로 밀림기능이 포함된 전자식 AWD H트랙은 196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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