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비스 품질 조사가 보여주는 도소매업 지형 변화
올해 도소매업의 서비스 품질 수준은 백화점(76.4)이 가장 높았다. TV홈쇼핑(75.7), 대형할인점(74.8), 편의점(74.1), 프리미엄 아울렛(73.6), 주유소(72.8), 대형슈퍼마켓(71.4), 소셜커머스(68.1), 인터넷 쇼핑몰(66.2), 인터넷 오픈마켓(65.6)이 뒤를 이었다. 전년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소셜커머스(67.6→68.1)의 상승폭이 가장 크다. 편의점(73.7→74.1), 인터넷 오픈마켓(65.3→65.6), 주유소(72.5→72.8), 대형할인점(74.6→74.8), 인터넷 쇼핑몰(66.1→66.2)이 상승했다. 반면 프리미엄아울렛(74.1→73.6), 대형슈퍼마켓(71.7→71.4), 백화점(76.5→76.4)은 하락했다. TV홈쇼핑(75.7→75.7)은 변동이 없었다.

이런 추세를 살펴보면 주력 업태인 백화점, TV홈쇼핑, 대형할인점의 서비스 수준은 높지만 최근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유통업인 소셜커머스, 인터넷 오픈마켓, 인터넷 쇼핑몰의 서비스 수준은 낮은 편이나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하게 편리성이 중요한 편의점과 주유소의 서비스 수준은 향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락세가 두드러진 업태는 프리미엄 아울렛과 대형슈퍼마켓이다.

서비스 품질을 세부적인 차원으로 분석해 보면 변화 원인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먼저 백화점의 경우 본원적 서비스(76.9→76.5)와 접근용이성(77.7→77.3) 하락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조적으로 소셜커머스와 인터넷 쇼핑몰이 본원적 서비스와 접근용이성에서 약진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백화점이 향후에 모바일 및 인터넷 유통서비스와 비교한 경쟁력을 본원적 서비스와 접근용이성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TV홈쇼핑은 접근용이성(75.0→75.4), 적극 지원성(75.0→75.3), 친절성(77.1→77.4)에서 선전했다. 물리적 환경(76.2→76.0), 부가서비스(73.2→73.0), 본원적 서비스(76.2→76.1)에서 열세를 보였다.

대형할인점은 물리적 환경(75.1→76.3)이 대폭 상승해 본원적 서비스(76.1→76.0)와 부가서비스(70.8→70.6) 정체에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온라인 신업태 부상과 규제에 대응해 대형할인점들이 온라인 사이트와 오프라인 매장의 환경을 동시에 강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커머스의 경우 접근용이성(66.7→67.8), 본원적 서비스(69.9→70.9), 부가서비스(62.5→63.4)가 대폭 상승한 것이 서비스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친절성(66.3→65.9)과 적극 지원성(65.9→65.6)이 하락한 것은 약점으로 남아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본원적 서비스(67.4→67.8), 신뢰성(66.2→66.5), 접근용이성(66.0→66.3)이 개선됐으나 부가서비스(61.7→61.0)가 하락해 소폭 상승한 정도에 그쳤다. 예외적으로 인터넷 오픈마켓은 하락한 부분이 하나도 없이 골고루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슈퍼마켓의 경우 접근용이성(73.1→71.9)이 크게 하락해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 수준을 끌어내렸다.

편의점과 주유소의 공통점은 소비자가 필요를 느꼈을 때 현장에서 단품을 구매하는 편리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업태와의 경쟁이나 온라인 거래의 확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자체적인 서비스 개선 노력에 의해 품질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유통업은 ‘생물’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한 신유통이 확산되면서 세계 최대의 완구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가 몰락하고, 월마트와 아마존이 직접적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소셜커머스를 비롯한 온라인 유통이 급속히 성장하며 유통업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가 본 조사 결과에서도 반영돼 역시 유통업의 본질은 ‘서비스’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