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화학기업인 켐차이나(중국화공그룹)와 대형 정유·화학사인 시노켐(중국중화그룹)의 합병 작업이 시작됐다. 두 회사가 합치면 독일 바스프를 제치고 자산 규모 1200억달러(약 134조8000억원)의 세계 최대 화학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中 켐차이나·시노켐 합병 착수… 세계 최대 화학기업 나온다
3일 경제 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 소유 기업을 총괄 관리하는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는 최근 닝가오닝 시노켐 회장이 켐차이나 회장을 겸임하는 인사안을 승인했다. 런젠신 켐차이나 회장은 퇴임했다. 이 같은 인사 조치는 두 회사의 합병 절차가 본궤도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매출 7000억위안(약 117조원)으로 세계 최대 화학기업에 오르게 된다. 사업 분야도 화학약품과 비료, 석유정제까지 다양해진다. 현재 세계 1위 화학기업인 바스프의 지난해 매출은 740억달러(약 83조원) 수준이다.

켐차이나-시노켐의 합병은 중국 에너지·화학 국유기업의 네 번째 통합이다. 앞서 중국전력투자그룹과 국가원전기술공정공사, 선화그룹과 궈뎬그룹, 중국핵공업그룹과 중국핵공업건설그룹이 합쳤다. 중국 정부는 과잉생산과 과당경쟁을 줄이고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대형 국유기업의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중앙정부 산하 국유기업을 현재의 97개에서 80개로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합병으로 덩치만 커질 뿐 국유기업의 부실과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켐차이나와 시노켐의 합병설은 2년 전부터 흘러나왔지만 지난해 켐차이나가 스위스 종자기업인 신젠타를 인수하면서 일정이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켐차이나는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로는 사상 최대 액수인 430억달러에 신젠타를 사들이면서 부채비율이 80%로 늘어났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켐차이나의 자금 사정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켐차이나와 시노켐은 각각 농업과 화학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어 합병에 따른 시너지도 높다는 평가다. 닝 회장이 두 회사의 경영을 총괄하게 되면서 합병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는 중국 재계에서 ‘인수합병(M&A)의 달인’으로 불린다. 2004년부터 11년간 중국 최대 식량 국유기업인 중량그룹 회장을 맡았을 때 50여 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산둥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