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에 첫선 보이는 4가지 적응도 신태용호 과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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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선 역대 대회에선 못 봤던 새로운 제도가 유독 많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취임 후 월드컵 경기 판정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고, 최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과 헤드셋 장비 도입이 가장 대표적이다.

또 하이브리드 잔디가 월드컵 무대에 등장하고, 새로운 월드컵 공인구인 '텔스타 18'로 경기를 치른다.

이 네 가지 경기 외 변수 적응 여부도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신태용호의 목표 달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월드컵] 경기 외 변수는… VAR·헤드셋·잔디·공인구
◇ 비디오판독, 어느 팀에 유리할까?
성인 월드컵에 처음 도입되는 비디오판독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신태용호 태극전사들이 강점을 지닌다.

최종 엔트리 23명의 절반이 넘는 국내 K리그 선수 13명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비디오판독 환경에서 경기를 해왔다.

또 손흥민(토트넘)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잉글랜드와 독일 무대에서 뛰는 유럽파들도 FA컵 등에서 비디오판독을 경험했다.

특히 비디오 판독에 가장 영향을 받는 수비진의 주축은 K리거 이용(전북)과 박주호(울산)다.

작년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처음 도입됐던 비디오판독은 경기 결과에 자주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디오판독은 ▲ 득점 장면 ▲ 페널티킥 선언 ▲ 레드카드에 따른 직접 퇴장 ▲ 다른 선수에게 잘못 준 카드 등 4가 상황에 적용된다.

대표팀은 지난달 21일 소집 직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유병섭 VAR 전담강사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또 월드컵 출정식이었던 1일 보스니아전에선 호주 국제심판을 초청해 VAR를 적용한 경기를 치렀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현지 시간으로 14일에는 FIFA가 제공하는 VAR를 교육을 받았다.

비디오판독 경험이 적은 스웨덴, 멕시코보다는 한국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유다.
[월드컵] 경기 외 변수는… VAR·헤드셋·잔디·공인구
◇ 신태용호, 헤드셋 장비 운영은?
FIFA는 그동안 전자장비 사용을 금지해왔지만, 이번 대회에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상대 팀 분석을 허락했다.

이에 따라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는 코치진 중 한 명이 경기를 분석한 내용을 헤드셋을 쓴 감독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감독은 상대 팀의 전략에 적절히 대응하고 선수들의 교체 시점을 잡는 데 도움을 받는다.

경기 직전 벤치에는 헤드셋 두 개와 태블릿PC 하나가 제공된다.

대표팀은 기자석에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와 채봉주 분석관을 고정 배치하고, 다른 한 자리는 코치진이 번갈아 앉히기로 했다.

18일 스웨덴과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는 차두리 코치, 멕시코와 2차전에는 전경준 코치, 독일과 3차전에는 차두리 코치가 기자석에 앉는다.

차두리 코치는 스웨덴이 치른 덴마크, 페루와 평가전에 다녀와 상대 팀 전력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또 대표팀은 지난 3월 28일 폴란드와 평가전부터 헤드셋 장비를 사용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러왔다.

F조 조별리그 네 팀의 조건이 거의 비슷하므로 경기에 미치는 유불리를 따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활용도를 높이는 팀이 유리하다.
[월드컵] 경기 외 변수는… VAR·헤드셋·잔디·공인구
◇ 하이브리드 적응 "문제 없다"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12개 경기장에는 모두 하이브리드 잔디가 식재돼 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의 활착력을 높이려고 곳곳에 인조잔디를 보강한 복합형 잔디다.

한국 프로축구 경기장 중 한 곳도 하이브리드 잔디가 심어진 곳이 없다.

일본 J1리그 빗셀 고베 홈구장이 하이브리드 잔디로 돼 있어 정우영이 경험했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 주요 클럽 홈구장과 영국의 축구 성지인 웸블리 스타디움이 하이브리드 잔디 구장이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손흥민과 기성용도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다.

32개 출전국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은 모두 천연잔디다.

대표팀 관계자는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는 니즈니노브고로드로 이동해 경기 하루 전날 공식 훈련 때 경기장의 하이브리드 잔디를 처음 밟게 된다"면서도 "천연잔디와 큰 차이가 없고, 상대 팀도 동일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컵] 경기 외 변수는… VAR·헤드셋·잔디·공인구
◇ 공인구 적응도 '착착'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는 '텔스타 18'이다.

FIFA의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가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사용했던 텔스타를 새로운 패널의 디자인과 최신 기술을 이용해 재창조했다.

이 공은 반발력이 뛰어나 슈팅하는 순간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골키퍼가 볼의 방향과 거리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소집 때 FIFA로부터 공수받은 공인구 30개로 훈련해왔고, 베이스캠프 입성 후 추가로 30개를 더 받았다.

직접 이 공으로 훈련해온 주전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는 탄력이 좋아 공격수들에게 유리하다는 전망과 달리 오히려 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승규는 "일본 J리그는 K리그처럼 아디다스 공(텔스타18)을 쓰고 있다.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에 익숙하다"면서 "킥을 보낼 때 좋고, 손에도 잘 감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