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코치 "박태환, 더 성공할 수 있어… 내가 더 배운다"
2018 국제대회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사흘째 예선 경기가 열린 29일 오전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푸른 눈의 한 이방인 코치가 나타나 선수들의 레이스를 유심히 지켜봤다.

박태환(29·인천시청)을 지도하는 호주 출신의 팀 레인(35) 코치였다.

레인 코치는 전날 입국해 밤늦게 광주에 도착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레인 코치는 2016년 3월부터 박태환과 함께 훈련하며 그의 재기를 돕고 있다.

이날 박태환은 자유형 200m 예선 경기에 나서서 1분49초77의 기록으로 가볍게 전체 1위를 차지하고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했다.

박태환은 대회 첫날인 27일에는 자유형 400m, 28일에는 자유형 100m에서 1위에 올라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자격을 갖췄다.

레인 코치는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가고 있다.

현재 상태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격적으로 훈련한 것이 6∼7주밖에 안 된다"면서 "아시안게임까지는 준비할 게 많다"고 했다.

레인 코치는 "자유형 400m와 100m 경기는 어제 막 도착해서 비디오 영상으로 레이스를 봤다"면서 "준비 잘해서 미국에서는 기록이 더 빨라지고, 아시안게임에서는 또 그보다 더 빨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대표선발전을 마치면 5월 13일 다시 시드니로 건너가 담금질을 이어가다 현지시간 6월 7∼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리는 프로 수영 시리즈에 출전해 훈련 성과를 점검하고 실전 감각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태환은 이번 선발전에서 자유형 100m·200m·400m·1,500m 등 네 종목에 참가 신청했다.

레인 코치는 박태환의 올해 아시안게임 출전 종목에 대해서 "자유형 200m와 400m는 뛸 것이고 1,500m도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자유형 100m는 아직 확정 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발전이 끝나면 며칠 동안 분석해서 앞으로 훈련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호주인 코치 "박태환, 더 성공할 수 있어… 내가 더 배운다"
우리 나이로는 서른 살의 박태환이 경영 종목 최장거리인 자유형 1,500m를 아직도 뛰는 데 대해서 레인 코치는 "박태환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선수"라고 자신했다.

다만 그는 "어렸을 때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지금 나이에 지름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자는 신체적인 부분을, 선수는 정신적인 부분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나이보다는 정신적 상태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훈련프로그램에 관해서도 "박태환이 어렸을 때보다는 회복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현재 나이를 생각했을 때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하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렸을 때 못지않게 힘든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재차 힘줘 말했다.

레인 코치는 "아시아에서 아시안게임은 올림픽 다음으로 중요한 대회인 만큼 그것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특히 (라이벌인) 중국의 쑨양은 자유형 200m와 400m 세계챔피언이다.

올림픽만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인 코치는 우여곡절을 겪고도 꿋꿋하게 물살을 가르는 박태환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2년을 지내면서 박태환이 내게 뭔가 배웠을 테지만 나도 박태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많은 일을 겪으면서 꿋꿋하게 참아내고 꾸준히 훈련하는 걸 보면서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와 지도자로서 관계도 많이 가까워졌는데 둘만의 우정도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레인 코치는 딱 2년 전인 2016년 4월에 역시 남부대 수영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선발전도 직접 참관하면서 "박태환은 여전히 세계 최고 선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레인 코치에게 '2년이 흐른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바로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박태환이 2016년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그해 12월 세계쇼트코스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고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는 4위를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한 것들을 예로 들었다.

한국수영의 미래도 애정을 담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레인 코치는 "오늘 예선이라 많이 보지 못했지만 이틀 동안 경기에서 특히 여자 선수들의 기록이 많이 향상됐다고 들었다"면서 "작년 10월 전국체전을 참관했을 때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된 것을 봤다.

당장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아니더라도 점점 세계 톱 레벨의 선수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