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켐스필드코리아 대표가 자연 원료로 제조한 액체세제 사피(SAF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수근 켐스필드코리아 대표가 자연 원료로 제조한 액체세제 사피(SAF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살충제 달걀, 생리대 사태 등으로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가 확산되면서 인체에 무해한 세제, 세정제 등에 관심을 두는 이가 많다. 켐스필드코리아의 사피(SAFI)는 식물성 계면활성제와 정제수 등 여덟 가지 자연 원료로 제조한 액체세제다. 박수근 켐스필드코리아 대표는 “화학제품에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도 믿고 쓸 수 있는 세제”라고 제품을 소개했다.

◆세척 잘되는 친환경 세제

사피에는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 인공색소, 효소 등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그런데도 적은 양으로 찌든 때가 제거될 만큼 세척력이 뛰어나다. 보통 전체 성분의 15% 미만으로 사용되는 계면활성제가 18%가량 들어있기 때문이다. 계면활성제도 식물성을 썼다. 석유계 합성계면활성제는 비염, 아토피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식물성 계면활성제는 사용 후 탄산가스와 물로 분해되기 때문에 우리 몸에 안전하다.

유해 중금속을 제거하는 기능도 갖췄다. 2006년 환경부와 공동 연구해 특허 등록한 중금속 제거제(Na3T-15) 성분이 함유돼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에서 유입된 세탁물 속 이온성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박 대표는 “회사가 개발한 중금속 제거제는 13개국에 수출된 제품”이라며 “빨랫감을 헹군 물이 강에 이르렀을 때 강물 속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어 사회적 기능도 크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음용을 방지하는 기능도 들어있다. 음료수로 착각해 마셨을 때 곧바로 뱉어낼 수 있도록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쓴맛을 내는 변성제 바이트렉스(bitrex)를 넣었다. 제품은 환경부에서 주는 환경마크를 받았다. 가격은 2L 한 병에 3만6000원으로 농협 하나로마트, 중소기업 유통센터 아임쇼핑 등을 중심으로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다.

◆“먹고 발라도 안전한 제품”

박 대표는 1993년 친환경 화학성분 연구개발(R&D)업체 켐스필드코리아를 창업하기 전까지 무역회사에서 화학제품 담당자로 일했다. 1990년대 초 미국 출장을 갔다가 친환경 세제를 접한 게 계기가 돼 제품을 개발했다. 한국도 경제 수준이 높아질수록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생각했다. 중금속 제거제가 인기를 끌고 2008년 개발한 토양복원제를 중국에 수출하는 등 회사가 안정세에 접어들자 2015년부터 소비재 생산에 나섰다.

그는 경기 연천에 있는 공장도 인체에 무해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지었다. 그는 “먹고 발랐을 때도 건강에 이상이 없을 만큼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자고 생각했다”며 “하루에 음용수 65만L를 생산할 수 있는 정제수 설비를 갖춰놓고 공장 건설 허가도 화장품 공장으로 받았다”고 했다.

◆“자체 상품 꾸준히 선보일 것”

회사는 자체 개발 상품군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금은 연 200억원 매출의 대부분이 유한양행 슈가버블 LG생활건강 등의 세제, 표백제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하는 데서 나온다. 내년부터는 이 중 20%인 40억원가량의 매출을 자체 개발 상품을 통해 올리는 게 목표다. 박 대표는 “여성들이 속옷과 스타킹 등을 손빨래하는 데 쓸 수 있는 세제도 곧 출시할 예정”이라며 “pH7의 중성세제로 몸에 직접 닿는 속옷도 피부 자극이 생기거나 옷감이 상하지 않게 세탁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jkim@hankyung.com)로 신청받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9월의 으뜸중기 제품 △오프리스-웨어러블 체어 △켐스필드코리아-액상세제 SAFI △제이에이치케이-아빠손잠금장치 △코니맥스-코니맥스 침구청소기 헤드


고양=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