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소도시 정부군-반군 교전 12일 만에 188명 사망
필리핀 두테르테 "IS 추종 반군과 협상 없다…인질 희생 감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인질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을 섬멸하겠다며 초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5일 필리핀 GMA뉴스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부 민다나오 섬 마라위 시에서 벌어지는 정부군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의 교전과 관련해 "테러 세력과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밤 중부 세부의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신(테러리스트)에게 말하는 데 잡고 있는 모든 사람(인질)을 죽일 수 있겠지만 나는 너희와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테러범이 죽기를 원한다며 정부군에 그들을 사살하도록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IS 추종 반군인 마우테가 지난달 23일 마우테 시에 침입해 주요 시설물을 점거하고 불태우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곧바로 이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토벌에 나섰다.

마우테는 마라위 시 성당에서 신부와 신도 등 15명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된 수가노브 신부는 최근 마우테가 촬영한 영상을 통해 인질들이 어린이를 포함해 240명에 이른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철군을 요청했다.

양측의 교전으로 지난 3일까지 12일간 마우테 120명, 정부군 38명, 민간인 30명 등 모두 18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마라위 시에 아직 200∼300명의 마우테 대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마라위 시에서 약 2천 명의 주민이 대피하지 못하고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계엄군이 공습을 병행한 반군 토벌 작전을 확대하고 있어 민간인 인명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