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세 번째)이 1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주요국 특사단과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6개월 이상 정상 외교의 공백이 있었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세 번째)이 1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주요국 특사단과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6개월 이상 정상 외교의 공백이 있었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EU)에 파견할 특사단과 오찬을 하고 “특사단 파견은 정상외교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엄중한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줘 감사하다”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외교 안보 상황을 물려받았고 6개월 이상 정상외교의 공백이 있었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각국 정상과 전화통화해 우리의 외교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며 “통화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기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고위 사절단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회의에 우리 대표단을 초청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리 대표단을 직접 접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내가 보내는 특사를 직접 만나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특사단이 일괄적으로 출발하는 게 아니고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각자 판단해 출발할 것”이라며 “각국 정상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홍석현 한반도포럼이사장(미국 특사), 이해찬 전 총리(중국 특사),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일본 특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러시아 특사),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EU·독일 특사)가 참석했다. 홍 특사와 문 특사는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각각 출국한다. 이 특사는 18일 김포국제공항에서 베이징으로 향한다. 각 특사들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정상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홍 특사는 “한반도 정세가 민감한 시기에 미국 특사로 가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을 기초로 미국 의회 인사들과 북핵 문제, 미사일 문제, 한·미동맹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에 특사로 가시는 분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맞춤형 특사”라며 “새 정부가 ‘피플파워’를 통해 출범한 정부라는 의미를 강조해주고 특히 이제는 정치적 정당성과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하게 됐음을 강조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피플파워 정부’를 강조한 것은 미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일 간 위안부 합의 등을 우회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드 문제를 포함해 외교 안보 사안을 추진하는 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