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 '친시장' 마크롱 당선에도…유럽 증시는 차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온건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사진)이 당선되면서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크게 줄었지만 유럽 증시는 이렇다할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경쟁자인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과 달리 유럽연합(EU)과 시장에 호의적인 인물이다. 지난달 치른 1차 투표 결과에서 마크롱 승리의 기대감이 높아지자 이미 주식시장에 호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마크롱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유로스톡스50지수는 강세 예상과 달리 0.86%(12일 기준)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와 영국 FTSE지수는 각각 0.13%, 1.45% 오르는 데 그쳤다. 프랑스 CAC지수는 0.85% 빠졌다.

전문가들은 마크롱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식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마크롱과 르펜이 결선 대결을 한다면 마크롱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미 한 차례 오름세를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1차 투표에서 마크롱이 1위를 차지하면서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급등했다. 프랑스 CAC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 상승한 5266.56에 거래를 마쳤고 영국 FTSE100지수는 2.11% 올랐다. 독일 DAX지수도 3.3% 뛰었다. 유로화 가치는 장중 2% 뛴 유로당 1.093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유럽 경제가 예상만큼 신속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잠재 성장률이 1.5% 이하에 머무는 등 경제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영국 중앙은행이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9%로 소폭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