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재명 "토론 좀 합시다" 현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들과의 토론회를 요구했습니다. "동의하는 후보들끼리라도 먼저 토론회를 해야한다"고 강조했죠.

그 배경은 이렇습니다. 이날 회견은 이 시장이 이른바 '촛불혁명 실현'을 목표로 대선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및 처벌, △ 범죄 수익 환수, △ 개성공단 재가동 및 피해기업 배상 등 11가지 공약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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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촛불집회를 기억하기 위해 촛불혁명 기념관을 청와대에 설치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약속도 있었죠. 이 시장의 이 같은 특유의 날선 어조 덕에 '사이다(사이다를 마신 듯 속이 시원하다는 뜻의 인터넷 신조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주장이 강한만큼 적도 많이 늘었습니다. 반대파를 보듬지 못하는 듯한 모습에 '대통령 감이 되긴 힘들다' 같은 비판을 들어야했죠. 지난해 12월 탄핵 무렵 치솟았던 지지율은 촛불집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에는 안정적이고 젊고, 능력있는 행정가의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이 시장은 기자들에게 불편한 건 없는 지 자주 묻기도 했습니다. 양복에 스니커즈 운동화 차림을 한 젊은 대선후보의 모습을 과시하기도 했죠. 같은 당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처럼 밝고 젊은 이미지로 변신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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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이전보다 젊고 밝은 모습이었지만 특유의 '사이다' 기질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자신의 정책 공약 발표보다 토론 없는 대선 경쟁구도를 질타하는데 더 집중하는 듯 했습니다.

이 시장은 "다들 선거운동은 다 하면서 후보들끼리 토론을 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다"고 했죠. 이어 "(토론회를 열지 않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여러번 강조했습니다.

이어 다른 경쟁 후보들을 백화점 쇼윈도에 진열된 상품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전 대표 등을 겨냥한 듯 했습니다. 이들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이 이미지를 앞세워 인기 몰이엔 열성을 쏟으면서 정작 국민에게 중요한 정책 토론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격한 겁니다.

백화점 상품 같은 다른 후보와 달리 이 시장은 자신이 "지라시(홍보전단지) 속 상품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백화점에 멋있게 진열된 고급 제품이 아니라 슈퍼마켓 홍보전단지 속 싸구려 상품 같다는 신세한탄이었습니다. 고급 이미지도, 친노 반노 등 결집 세력도 없는 이 시장이기에 토론회를 제안한 겁니다. 토론 만큼은 뒤지지않을 자신이 있다는 뜻이죠. 문 전 대표, 안 지사, 안 전 대표 모두 이미지 홍보는 그만 두고, 토론으로 대통령 자격을 겨루자는 거죠.

이 시장은 "토론회가 열린다면 당장 오늘 밤이라도 할 수 있다"고 힘줘 했습니다. 이어 "국민들이 토론을 본 뒤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당 대선 후보 경선도 함께 막이 오르고 있습니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차기 대선후보 검증 토론회가 줄을 이을 전망입니다. 실현 가능한 공약만 내걸겠다는 이 시장. 그의 토론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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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 김민성, 연구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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