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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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재 기자 ] 부진에 시달리던 복서가 환골탈태해 링에 올랐다. 군살 없는 근육질 몸매는 날렵하고 탄탄하다. 잘생긴 얼굴에 매서운 눈빛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국GM의 신형 트랙스(사진)를 다시 보게 되는 이유다.

신형 트랙스 1.6L 디젤 모델을 지난 15일 타봤다. 고속도로와 시내 등을 400㎞가량 달렸다. 3년 만에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챔피언을 위협하기 충분하다.

◆ 잘생긴 외모, 탄탄한 성능

신형 트랙스는 첫인상부터 매력적이다. 이전 모델보다 강한 인상의 헤드라이트는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듯한 인상을 준다. LED(발광다이오드) 주간주행등은 쉐보레 고유의 디자인인 듀얼포트 라디에이터 그릴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이전 모델에서 느껴졌던 투박함 대신 세련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퀴 윗부분 옆면인 앞, 뒤 펜더는 볼륨감을 채워준다. 여기에 캐릭터 라인(자동차의 차체 옆면 가운데 수평으로 그은 선)은 역동성을 더한다.

이러한 변화는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신형 트랙스는 판매를 시작한 지난해 11월 2505대가 팔렸다. 전월(1297대) 대비 93.1% 급증한 것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2603대가 팔려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운전대를 잡고 가속 페달을 밟으니 묵직하게 치고 나간다. 시속 30㎞ 구간에서 다소 머뭇거리지만 이내 가속이 붙는다. 속도계 눈금이 160㎞/h까지 쭉쭉 올라갔다. 신형 트랙스는 1.6L 디젤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135마력을 낸다. 최대 토크는 32.8㎞·m이다. 다른 소형 SUV(최고 출력 90~126마력)를 앞서는 만큼 경쾌한 가속력을 보인다.

차체 강성을 강화한 통합형 보디프레임은 고속에서도 주행감이 안정적이고, 단단한 하체는 코너를 돌아나갈 때 지면을 꽉 움켜진다. 다만 디젤 엔진의 날숨은 속도를 올릴수록 거칠어지면서 소음을 내 창문을 열기 어렵다.
사진=박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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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선된 실내, 합리적인 가격

소형 SUV 시장을 연 트랙스는 그동안 단출한 실내 디자인 탓에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신형 트랙스는 경쟁 차종들과 제대로 맞붙어볼 만큼 변화에 성공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A필러(앞문 앞쪽 기둥) 주변 시야가 막힘이 없다. 측면 사이드 미러는 보기 시원하다.

오토바이의 것을 닮았던 계기판은 아날로그와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으로 바뀌면서 단정해졌다. 대시보드는 양옆으로 길게 뻗었고 곳곳을 가죽으로 감쌌다. 굵은 바느질(스티치) 마감과 크롬 소재 등은 고급스럽다. 다만 센터페시아(오디오와 공기조절장치 등이 있는 가운데 부분) 하단 버튼은 허전한 느낌이 들어 아쉽다.

뒷좌석 레그룸(발을 놓는 공간)과 머리 위 공간은 여유롭다. 다만 어른 3명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다. 암레스트(팔을 올려놓을 수 있는 부분)는 기본에 충실하고 설치된 전기 콘센트는 편리하다.

애플 카플레이와 브링고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쉐보레 마이링크 시스템은 활용도가 높다. 특히 보스(BOSE) 스피커는 음질이 좋아 운전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전방충돌경고와 차로이탈경고, 사각지대경고, 후측방경고 시스템 등을 갖춰 안전사양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신형 트랙스는 상품성 향상에도 가격을 이전 모델보다 최대 125만원 낮췄다. 국내 판매가격은 1.6L 디젤 모델이 2085만~2605만원이다. 최고 출력 140마력을 내는 1.4L 가솔린 터보 모델의 경우 1845만~241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시승을 마친 뒤 연비는 15.6㎞/L였다. 급제동, 급가속을 반복한 운전을 했음에도 이 모델의 복합연비인 14.7㎞/L를 쉽게 넘어섰다. 고속 주행 시 L당 16.7㎞까지 오르기도 했다.
사진=박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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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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