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대통령 대립각·예상밖 설화·'백악관 만찬 불청객' 사건 소개


미국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13일 밤 발표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사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한 달을 채 채우지 못한 시점에 일어났다.

주미 러시아 대사와 '대(對) 러시아 제재'를 논의했다는 의혹이 핵심으로, 플린은 미국 현대 정치사에 최단명 백악관 보좌관 중 하나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미 전역을 떠들썩하게 됐던 고위직 인사의 중도 낙마는 이번뿐이 아니다.

미 CNN 방송은 '미국 대통령에게 해고당하는 방법'은 족히 50가지는 넘을 것이라며 역대 사례를 재조명했다.

불과 2주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오바마 행정부' 출신의 샐리 예이츠 당시 법무장관 대행을 한밤중 전격 해임했으며 이 일은 '월요일밤의 학살'로 불렸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도중 핵심 녹음테이프 제출을 거듭 요구하는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 해임으로 앨리엇 리처드슨 법무장관과 윌리엄 러켈스하우스 법무차관을 물러나게 한 1973년 '토요일밤의 학살'에 빗댄 표현이다.

결국 닉슨 대통령은 10개월 뒤 하야했다.

현직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다가 낙마한 사례는 훨씬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6·25전쟁 당시 UN군 사령관이자 미 극동사령관이던 그는 라디오 뉴스를 통해 해임 소식을 전해들었다.

중공군의 참전을 막기 위해 핵폭탄을 터트리자고 주장했다가 확전을 우려한 해리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된 것이다.

2010년 잡지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비판했다가 해임된 스탠리 매크리스털 중부군 사령관도 비슷한 사례에 해당한다.

당시 후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가 바로 플린 NSC보좌관의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사다.

예상치 못한 '설화'에 휘말리면서 경질된 사례도 적지 않다.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5년엔 조이설린 엘더스 공중위생국장이 10대 임신 방지를 위해 자위행위를 가르치고 피임약을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면서 물러났다.

7년 전에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위한 백악관 국빈만찬장에 불청객이 무단으로 들어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악수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이 발칵 뒤집혔고,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절친한 사이였던 데지레 로저스 사회담당 비서관이 물러났다.

지난 2002년에는 경기 부진의 책임을 지고 폴 오닐 재무장관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경질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