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피용 전 프랑스 총리가 내년 4월 열릴 프랑스 대선에 출마할 우파 공화당 후보로 선출됐다. 피용 후보는 재선에 도전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피용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맞수인 사회당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5%대에 불과하고 르펜 당수도 피용 후보에게 최대 10%포인트까지 뒤지고 있다.

피용은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 5년간 프랑스 총리를 맡았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피용의 부상은 무엇보다 ‘왜 자본주의를 위해 일하나. 절대 일하지 말라’를 외쳤던 ‘68체제’의 붕괴요 유럽 좌익 몰락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용은 “(68체제 이후) 40여년간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민간기업이지 정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이 이해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68체제는 1960년대 유럽에서 퍼지던 좌파사상이 1968년 5월 파리 주요대학에서 대학생들의 시위를 통해 분출된 결과로 형성된 체제다. 이 체제에서 길러진 좌파 성향의 사고는 프랑스의 몰락을 부채질해 왔다. 피용도 한때는 68시위에 참여했지만 이후 서서히 자유주의를 향해 사상적 전향을 이뤄 왔다.

그는 지금 정부에 기울어진 파워를 민간으로 옮겨야 한다고 역설한다. 피용은 공공부문 인력 50만명을 감축하고 주당 노동시간을 4시간 연장하며 5년간 공공투자를 1000억유로 삭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법인세를 대폭 줄이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물론 부자들을 프랑스에서 떠나게 했던 부유세도 폐지할 작정이다. 모두가 기업을 살리고 시장을 살리는 정책이다. 프랑스의 전통적 가치와 정체성을 중시하자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대체로 자유와 시장을 애호하는 우파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피용에 앞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영국의 메이 총리도 좀 더 자유주의적이고 시장경제 이념에 걸맞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와 메이는 특히 법인세를 감세하고 인프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릴 것을 공약하고 있다. 트럼프가 인종이나 종교문제 등에서 소위 ‘정치적 정답(political correctness)’을 거부하고 거친 말을 쏟아내는 것을 좌익 청산의 언어적 공세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내년 가을 독일 연방의회 선거에서도 어떤 바람이 불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세계정치의 현장에 자유의 시대가 돌아오고 있다. 분배와 정부복지가 아니라, 시장과 성장의 시대가 돌아온 것이다. 분배 복지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위선적인지를 프랑스 국민은 똑똑히 보아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에서 부는 우파 복권의 바람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 국가에서도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40년 만의 사상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트럼프요 메이요 피용이다. 지금 한국의 이념적 깃발은 어느 곳을 향해 손짓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