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이지만 친절하고 정이 넘쳐
두 번째로 큰 도시 조드푸르
온 건물이 통째로 파란 블루시티
다크 나이트, 김종욱찾기 영화에 등장
무지 싼 숙박료에 지극한 접대까지
고생 끝에 낙이 오는 인도여행은 옛말
인도에 휴대폰을 보유한 사람의 수가 얼마나 될까? 인도통신관리위원회(TRAI)에 따르면 인도에는 13개의 이동통신사가 있는데 2015년 기점으로 이동통신 사용자가 10억명을 넘었단다.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만 올해 3억명을 넘을 거라는데 어마어마한 숫자다. 인도 인구가 정확히 얼마인지 통계를 내기는 무척 힘들지만(공식 집계로는 약 12억명으로 13억명가량의 중국 인구보다 적지만 실제로 인도 인구가 더 많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가입자와 판매량 수로 따지면 되니 이 통계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을 터. 필자가 처음 인도 땅을 밟았던 2005년만 해도 인도에 휴대폰 단말기를 갖고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사이클 릭샤왈라(자전거 인력거꾼)마저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는 시대다.
마지막 남은 진짜 인도, 라자스탄
중동 쪽에서 건너온 아리아 계열의 이주민이 살고 있는 라자스탄 주는 영토 대부분이 척박한 사막이라 예로부터 유목 생활을 해왔다. 그리고 기골장대하고 호전적인 무사들의 땅이라 인도를 통일한 무굴제국이 마지막까지 정복에 가장 애를 먹었던 곳이 이 라자스탄이었다. 라지푸트(무사)의 후예라는 당당한 자부심을 갖고 사는 터에 이 지역은 인근 구자라트 주와 더불어 인도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이다.
무엇보다 그 덕분에 옷차림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인의 모습에 가장 가깝다. 커다란 붉은색 터번에 근사한 카이젤 수염을 기르고, 새하얀 셔츠와 바지에 알라딘이 신었던 것 같은 뾰족한 가죽구두를 신은 인도인의 모습은 지금도 고수되고 있는 라자스탄 주의 전통복장이다. 또한 라자스탄 주는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에서 “라자스탄을 떠나는 당신의 수첩에는 연락처가 빼곡할 것”이라고 기술할 정도로 여행자에 대한 호감과 친절이 강한 지역이다. 물론 인도 전역에 넘치는 사기꾼이야 왜 없겠냐만은 라자스탄 사람들이 다른 지역 인도인에 비해 유독 친절하고 정이 넘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온 건물이 파랗게 칠해진 블루시티 조드푸르
조드푸르와 연계해 찾으면 좋은 곳은 차로 사막을 끝없이 달려 5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자이살메르다. 자이살메르는 황토빛 사암으로 지어진 진정한 사막 도시. 해가 뜰 때나 질 때 도시의 성과 건물이 황금빛으로 빛난다고 해서 골든 시티라고도 불린다.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자이살메르 성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자이살메르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사막 사파리다. 도시를 감싸고 있는 드넓은 타르 사막 중 모래 언덕이 좋은 곳을 찾아 당일치기든, 1박이든, 아니면 1주일이든 낙타를 타고 사막을 만날 수 있다. 버킷 리스트에 ‘사막에서의 하룻밤’을 적어 놓은 사람이라면 꼭 이 자이살메르를 기억하도록 하자.
세속적인 여행의 즐거움을 얻으면 어떠하리
라자스탄 주를 인도에서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추천하는 이유는 라자스탄 주에서만 묵을 수 있는 호사스러운 숙소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물가 상승 곡선이 하늘을 찌르는 인도에서 숙박만큼은 여전히 저렴하다. “인도는 숙박비가 무지 싸더라”는 말은 거짓말이 아닌 셈. 특히 라자스탄 주에는 옛 왕족이나 귀족의 저택을 개조해 만든 헤리티지 호텔이 많다. 문화재급의 고풍스러운 건물에서 버틀러(집사)들의 지극한 접대를 받으며 느긋하게 수영까지 즐길 수 있는 4~5성급 호텔들이 한국 고급 모텔 사용료 정도다.
생각보다 지극히 세속적인 인도. 인도에서 어떤 것을 얻어오든 그것은 여행자의 자유요, 불확실성이란 여행의 최대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인도여행도 얼마든지 고생스럽지 않고 편하게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아마 그렇게 다녀온다면 우리가 풍문으로 들어왔던 인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나고 올 것이다.
고라크푸르=글·사진 김경우 여행작가 ichufs@naver.com
여행메모
한국에서 인도로 가는 편은 무척 많다. 국적기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수도인 델리로 직항을 운행하는데 올해 7월부터 주 5회로 늘렸다. 인도 국적기인 에어인디아도 주 5회 인천공항에서 델리 인디라 간디공항까지 홍콩을 거치는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한국에서 인도는 비자를 받아야 입국할 수 있다. 비자 서류를 받는 절차 또한 악명 높았는데 2014년 4월부터 인도 도착 공항에서 비자를 간소하게 받을 수 있는 비자협정국가에 한국이 포함돼 전자비자를 받아 간편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전자 비자 발급 비용은 49달러다. 워낙 넓은 인도기에 지역마다 최적기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지역은 겨울철이 여행 적기다. 가장 여행을 피해야 할 시기는 4~7월. 한낮의 온도가 50도에 육박하는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최적기는 11~2월이며 3월부터 힌두력의 새해가 시작되는데 이때부터 더워지기 시작한다. 7~8월은 몬순 시즌으로 비가 많이 온다. 히말라야 산맥이 있는 북부의 잠무 카슈미르 주나 시킴 주,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는 눈이 녹는 7~8월이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