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세계경제 불확실성 고조…시장심리 냉각
중국 부패척결도 겹쳐 연마업자 자금확보 위해 덤핑

다이아몬드의 국제가격이 지난 1년간 10% 정도 떨어졌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심리가 냉각됐다.

유럽이나 중국 등지에서 매입이 계속 줄어들면서 재고가 쌓인 연마업자의 덤핑판매까지 나타났다.

보석의 황제로 불리는 다이아몬드는 일본에서도 소비가 부진하다.

특히 최근 들어 엔고·달러 약세 경향도 계속 진행 중이어서 시장에서 보석용 다이아몬드 가격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

알 굵은 3캐럿 다이아몬드의 국제가격은 투명도나 색채가 뛰어난 최상급이 1캐럿당 8만3천 달러(약 9천25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두 달간 5%가량 떨어졌다.

반지용 등으로 사용되는 작은알(0.3캐럿) 다이아몬드도 중급이 1캐럿당 2천100달러에 거래돼 4∼5%가량 내렸다.

다이아몬드 가격은 2014년 하반기부터 하락추세지만, 지난 1년간 10%가량 떨어졌다.

국제금융시장의 상황도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의 일부 금융기관이 다이아몬드 관련 업자에 대한 융자를 줄이면서 다이아몬드 경기를 더욱 악화시켰다.

다이아몬드의 세계 최대 규모급 집산지인 벨기에 앤트워프 등에서 연마업자들은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운전자금 확보를 위한 덤핑판매에 나서고 있다.

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은 미국에서는 수요가 안정된 상태이지만 성장시장 중국에서는 부진하다.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부패척결 운동 영향으로 보석 등 사치품의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세계 최대 원석생산업체는 드비어스와 알로사다.

연마업자들은 이들로부터 원석을 사들여 제품을 연마한 뒤 무역상들에게 판다.

광산회사들은 시황이 악화하자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드비어스의 4∼6월 생산량은 640만 캐럿으로 전년 동기비 20% 줄었다.

네덜란드의 ABN암로는 "광산회사가 생산을 줄여도 재고가 줄어들지 않아 시황은 여전히 안 좋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시세 하락에다 엔고까지 겹치면서 일본에서는 수입상사가 보석가공 업체에 넘기는 다이아몬드 도매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경기가 주춤거리면서 보석 소비 전체가 둔화됐다.

연중 수요가 가장 많은 크리스마스 판매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카르티에는 엔고를 반영해 5일부터 보석가공품이나 시계 등의 가격을 평균 10% 내렸다.

일본 보석상들도 액세서리 등 저가 브랜드 일부 가격을 10∼20%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