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년 만에 애플 꺾고 1위 탈환…LG도 시장 점유율 고공행진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올해 2분기 북미 지역에서 막강한 마켓파워를 과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이 50%에 육박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3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6월 북미 지역에서 스마트폰 출하량(판매량) 기준 시장 점유율 32.7%를 나타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1∼3월 28.0%에서 5%포인트 가까이 급상승했다.

반면, 애플은 점유율이 1분기 32.6%에서 2분기 24.5%로 떨어져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의 점유율이 25%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2011년 3분기의 20.9%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애플을 꺾고 북미 지역 1위를 탈환한 것도 2014년 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초중순 출시한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로 돌풍을 일으켰다.

애플 아이폰6s에 대한 관심이 주춤하고 아이폰SE 흥행 성적이 저조한 틈을 타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미국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갤럭시S7에 시중 스마트폰 중 최고점을 줬고, 미국 전자제품 유통점 베스트바이나 통신사 T-모바일은 파격적인 '1+1' 프로모션 등으로 힘을 보탰다.

북미 시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글로벌 실적의 바로미터라 할 만하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2년 간 북미 시장에서 1위를 할 때마다 4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해왔다.

지난 2분기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도 선전했다.

LG전자는 4∼6월 북미 시장에서 16.3%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2014년 3분기의 16.3% 이후 최고치여서 '고공행진'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북미 지역에서 유독 강한 브랜드 파워를 나타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V10과 G5로 꾸준히 인기를 끄는 동시에 중저가 모델인 K시리즈 등으로 시장 저변을 넓혔다.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북미 시장 합산 점유율은 49.0%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북미 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이 한국 제품이었던 셈이다.

북미 시장 점유율 4위는 ZTE(9.5%), 공동 5위는 TCL-알카텔과 블루(4.6%) 등이었다.

미국 중저가 브랜드인 블루의 성장세가 돋보였으나 삼성·LG를 위협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 자리를 굳힌 중국 화웨이는 점유율이 0.4%에 그쳐 간신히 10위권 턱걸이를 했다.

중국, 유럽 시장에서와 달리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LG전자가 V20을 출시하면서 애플 아이폰7과 격돌할 전망"이라며 "한국 회사들이 북미에서 계속 선전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