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 병합은 올바른 결정이었으며 자신이 비슷한 상황에 있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前) 소련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영국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사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나는 항상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며 대다수 크림 주민들은 러시아로의 귀속을 지지했다"면서 크림 병합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유사한 상황에서 크림을 병합하지 않았을 유일한 가정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소련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크림이 그 일부로 남아있는 상황뿐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데이타임스 기자는 동서 냉전 해체와 베를린 장벽 붕괴의 주역인 고르바초프의 이 같은 발언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르바초프는 소련 붕괴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하며 자신은 소련 해체를 바란 적이 없으며 단지 나라를 개혁하려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와 마찬가지로 다수의 러시아인은 옛 소련을 부활시키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소련이 붕괴한 것에 대해서는 아주 아쉬워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얼마 전에 한 행사에서 푸틴을 보았다"며 "우리 관계는 항상 괜찮았지만 지금은 그렇다고 할 수 없으며 관계 자체가 아예 없다"고 말했다.

1980 년대 중반부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맡아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티(개방) 정책을 편 냉전 종식의 주역으로 서방에서 높 이 칭송받는 고르바초프는 정작 자국에선 소련을 붕괴시킨 장본인으로 낙인 찍혀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고르바초프의 인터뷰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을 맡고 있는 안톤 게라셴코 의원은 이날 고르바초프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 그가 유럽 국가들에 입국할 수 없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게라셴코는 "외교적 방법으로 유럽 국가들에서 고르바초프를 받아들이지 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증오를 부추기는 데 일조하는 그의 펀드를 지원하지 말 것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