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 국민에게 헌신·봉사하고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한 우수공무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제2회 대한민국 공무원상’을 시상했다. 지난해 처음 제정된 대한민국 공무원상은 2014년 말 박 대통령이 “공무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경제 발전을 이루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공적을 세운 모범적이고 우수한 공무원을 선발·포상해 사기를 진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해 만들어졌다. 올해는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각종 협회 등 69개 기관에서 추천한 후보자 287명 중 심사를 통과한 93명이 수상했다. 이들에게는 특별승진 등 인사상 혜택이 주어진다.
"국민에게 헌신·봉사…당신은 자랑스런 공무원"
이날 상을 받은 류미선 국가보훈처 주무관(47)은 2014년 3월부터 6·25전쟁 참전용사 90만명 중 국가유공자 미등록자 42만명의 정보를 전부 추출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참전용사 중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않은 5724명을 직접 발굴해 신상이 확인된 4403명을 국가유공자로 등록, 명예를 되찾아줬다. 류 주무관은 또한 무공훈장 서훈을 받지 못한 217명의 공적을 발굴해 이 중 11명이 새로 서훈을 받도록 했다. 자신의 훈장 서훈 사실을 60여년간 모르고 지내던 참전용사를 찾아 무공영예수당을 지급하고 투병 중인 아내가 의료비 감면 등의 지원을 받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이병학 관세청 서울세관 외환조사과장(54)은 30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외환조사 분야에서만 17년간 일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국내 최고 외환조사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 과장은 2014년 ‘모뉴엘 사기 대출 사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비리 사건’ 등을 맡아 활약했다. 그가 2012년부터 적발한 외환범죄 규모만 4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기계제품의 유통·수리·금융·수출 등을 담당하는 ‘기계산업 애프터마켓’을 국내 최초로 구축하는 데 기여한 유재호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45)도 상을 받았다. 유 사무관은 업계 관계자들과의 잦은 통화로 고막이 파열될 정도로 소통에 힘써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창곤 서울강북경찰서 경위(47)는 2003년부터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장으로 일하며 800여명의 인명을 구조하고 산악 구조법을 국민에게 알려 안전의식 제고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이 밖에 22년 만에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고(故) 김혜선 문화체육관광부 서기관, 시각 장애인도 제1종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이끌어낸 정호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관(46), 전국에서 유일한 여자 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에서 26년간 근무하며 여성 수용자의 교화에 힘쓴 설옥희 법무부 교위(54) 등이 수상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잘 마무리하고 4대 구조개혁도 차질 없이 완수해야 하는 만큼 공무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혁신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퇴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나라의 미래를 바꾸는 혁신의 밀알이 돼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올해 시상에서는 경제단체와 관련 협회 등 민간으로 추천 범위를 확대해 폭넓은 국민의 의견을 담고자 했다”며 “수상자들에 대한 인사상 혜택을 한층 강화해 성과와 능력 중심의 공직문화를 정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