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 전 이집트 고대 무덤에서 옷감 더미와 함께 발굴된 옷이 무려 5천 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직물로 된 옷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온라인 등에 따르면 이 옷은 1912∼1913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50㎞ 떨어진 고대 무덤 타르칸에서 처음 발굴됐다.

하지만 당시 연구진은 더러운 천 더미에 묻혀 있던 이 옷을 발견하지 못했고, 1977년 보존을 위해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으로 보내졌을 때야 존재를 드러냈다.

지난해 옥스퍼드 대학교가 시행한 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에 따르면 아마 섬유로 만들어진 이 옷은 기원전 3천482년∼3천102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나카다 3기에 해당하는 이집트 원왕조(기원전 31세기∼30세기) 초반이거나 그보다 앞선 것이다.

기존의 고대 의복들이 주로 몸에 느슨하게 걸치거나 몸을 감싸는 형태였다면, 이번에 확인된 옷은 몸에 맞게 재단된 브이넥 형태로 상체와 소매 부분에 주름이 잡혀 있다.

이는 숙련된 장인의 솜씨로, 5천 년 전 처음 통합된 고대 이집트의 번영과 계급 사회를 반영한다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전했다.

고고학 저널 '앤티쿼티'에 이 내용을 발표한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페트리 박물관 큐레이터 앨리스 스티븐슨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얼마 되지 않는 고대 의복은 대부분 2천 년 이상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쉽게 상하는 옷감, 특히 옷이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견된 것은 고고학계에서 드문 일이라고 저자들은 강조했다.

옷에 남은 흔적으로 봤을 때 전후 맥락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부유한 계층이 실생활에서 입었던 옷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