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약 30년 만에 대학 자체적인 필기 입학시험을 부활시키기로 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는 내년 가을 학기 입학 지원자들은 입학 절차의 하나로 올가을 1∼2시간에 걸쳐 필기시험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케임브리지대 지원자들이 거의 모든 전공 분야에서 자체 필기시험을 치르는 것은 1980년대 입학시험이 폐지된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는 철학과 법 전공 지원자만 자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새로 도입하는 입학시험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것은 별도의 수학과목 시험(STEP)을 치른 경우나 인터뷰를 통해 소질을 인정받은 음악 지원자뿐이다.

다만 새로 도입하는 시험이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면접이나 추천서, 이전 시험 결과 등과 함께 입학사정관이 고려할 수 있는 추가 자료가 된다고 케임브리지는 덧붙였다.

영국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은 17세 때 치르는 AS 레벨과 이듬해 치르는 A 레벨 시험으로 구성되는데, 최근 점점 더 많은 우수 학교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AS 레벨 시험을 반영하지 않는 추세다.

하지만 AS 레벨 시험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케임브리지는 이런 변화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2년 전부터 자체 입학시험 부활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매년 약 1만 6천500명이 케임브리지대에 지원하며 이 중 80%가 면접을 볼 수 있고 3천500명이 입학을 허가받는다.

새로 도입되는 필기시험은 면접을 보는 80%의 지원자들이 치르게 된다.

가디언은 케임브리지의 입학시험 부활이 부유층 학생들의 사교육을 늘리고, 빈곤 계층의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장벽을 만들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