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수·상금액 사상 최대…2016 LPGA 관전 5대 포인트 (1) 박인비, 단일 메이저 4년 연속 제패할까
‘황금 그린.’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상징 키워드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풍성해진 ‘잔칫상’이 반영됐다. 대회 수가 34개(이벤트 대회 포함)로 지난해보다 2개 늘었다. 상금액도 사상 최대인 6300만달러(약 743억원)에 달한다. 한국과 태국 등 12개 나라 출신 29명의 루키도 황금 그린 선점경쟁에 가세했다. 이 뜨거운 경쟁을 뚫고 ‘K골프’ 열풍이 다시 불 수 있을까. 2016 LPGA 투어를 달굴 5대 관전 포인트를 모았다.

◆‘여제’ 박인비, 대기록 또 세울까

지난해 LPGA 사상 일곱 번째로 커리어그랜드슬램 기록을 세운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올해 또 다른 대기록에 도전한다. 단일 메이저 대회(KPMG위민스PGA챔피언십) 4년 연속 제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일반 대회 연승 기록은 미즈노클래식을 5년 연속 제패(2001~2005)한 안니카 소렌스탐(미국)이 갖고 있다. 하지만 단일 메이저 대회 4년 연속 제패는 아무도 기록하지 못했다.

◆‘K골프 파티’ 올해도 이어질까

지난해 21승(한국계 6승 포함)을 합작한 K골프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걸출한 한국계 루키 3명이 풀시드를 받고 꿈의 무대에 새로 진출했다. 201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왕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US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첫발을 내딛고, 2016 LPGA 퀄리파잉스쿨을 2위로 통과한 미국 아마추어 강자 나지혜(23), LPGA 2부 투어 2승의 애니 박(20) 등이 K골프 선수층을 두텁게 쌓는다.

여기에 KLPGA 3승의 장타자 박성현(23·넵스)이 상금 우수자 초청선수 자격으로 최대 7개의 LPGA에 출전해 우승컵을 노린다. 나지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인왕이 되는 게 올 시즌 목표”라고 밝혔다.

◆C골프, K골프 새 대항마로 뜨나

K골프를 저지할 대항마는 많지 않다. 지난 시즌 비(非)한국계 가운데 다승을 챙긴 ‘멀티 챔프’는 각각 2승을 올린 렉시 톰슨(21)과 크리스티 커(39)밖에 없다. 올해는 최근 약진하고 있는 중국계를 눈여겨볼 만하다. ‘C골프’의 대표주자인 펑산산(27)은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상금퀸에 등극하며 올 시즌을 상승세로 맞고 있다. 투어 최종전인 두바이레이디스마스터스를 2위와 12타 차라는 깜짝 기록으로 제패한 덕분이다.

여기에 ‘독오른’ LPGA 재수생 펑시민(21)도 중국 바람을 일으킬 기세다. 그는 지난해 12월 ‘지옥의 랠리’ LPGA 퀄리파잉스쿨에 재도전해 수석 합격했다. 올해에는 사상 최다인 총 5명의 중국(계) 풀시드권자가 LPGA에서 뛴다.

◆천재 vs 천재…승자는 누구?

동갑내기 두 천재의 격돌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최연소 ‘올해의 선수상’ 등 대기록을 줄줄이 세운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9)와 올해 LPGA 정식 회원으로 처음 입성한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19)이다. 지난 시즌 5승과 상금왕까지 차지한 리디아 고는 올해 고향인 제주를 방문한 것 외에는 인터뷰를 모두 사양하는 등 대외활동을 자제했다. 올 시즌에 대비한 ‘몸 만들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8월 캄비아포틀랜드클래식에서 첫 승을 올린 헨더슨은 세계랭킹에서는 17위로 리디아 고(1위)에 밀린다. 하지만 드라이버샷(평균 253야드)을 리디아 고(250야드)보다 멀리 날리면서도 정확도(79%)까지 4%가량 높아 라이벌로 손색이 없다. 그린적중률(78%)도 리디아 고(77%)보다 높다.

◆올해의 루키들 “우리도 있다”

올해는 전인지를 포함해 12개국 출신 29명의 신입들이 LPGA에 처음 입성한다. 체력적으로 강한 20대 초반이 대다수인 데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모두 목표로 삼고 있다. 올 시즌 LPGA 황금 그린의 지배구조를 바꿔놓을 새 변수인 셈이다. LPGA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주목할 신인으로 전인지와 게이비 로페즈(멕시코), 홀리 클리번(영국) 등을 꼽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