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압박' 투트랙 기조 유지…北 태도변화 여부 주시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가 이번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3자 회동을 하기로 함에 따라 북핵 해법을 둘러싼 논의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각각 참석하는 한미일 수석대표 회동은 지난 5월27일 서울에서의 만남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한미일 수석대표는 최근 북한 및 한반도 정세를 평가·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6자회담 재개와 북핵 해법을 위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뤄나가기로 한만큼 이번 3자회동도 그 후속조치의 하나로 해석된다.

황 본부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성김 특별대표와 만난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베이징을 방문,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과 최근의 북한정세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회동에서도 북한에 대해 대화와 압박의 기존 '투트랙' 기조하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할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를 중심으로 한미일은 최근 북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한동안 8·25 합의에 따른 남북 당국간 회담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26일 실무접촉에 응해 다음 달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평양 방문을 위해 반 총장 측과 물밑조율을 벌이는 상황이다.

반 총장은 최근 "북한에서 긍정적 신호가 오고 있고, 언제 방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서로 일자를 조정 중이다"면서 자신의 방북 추진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반 총장의 방북이 이뤄지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크고, 이 자리에서 김 제1위장이 핵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가 향후 북핵 향배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중관계 개선 시동에 이은 최근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내년 5월 36년 만에 개최하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경제 부분에서 성과를 염두에 둔 대외 정세관리의 하나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은 거부하면서 한미가 거부입장을 분명히 밝힌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회담 개최를 주장하고 있어 협상 테이블에 함께 하기까지는 여전히 간극이 큰 상황이다.

북한은 한편으로 지난 5월에 이어 28일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 시험발사하는 등 핵능력 고도화 행보는 계속하고 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7차 당대회 개최의 배경과 전망'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이 제7차 당대회를 계기로 '핵 동결을 통한 핵 보유 장기화' 정책을 바탕으로 주변국을 외교·평화적으로 시험하는 부드러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표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미일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D)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