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4일 이번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 일정과 눈물 어린 사연들을 상세히 보도했다.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이 남측 상봉단을 만난 1차 상봉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금강산 일원에서 진행됐다.

20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 대해 조선신보는 이산가족 상봉이 "1년8개월만에 이루어졌다"며 "'반갑습니다'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가족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부둥켜안고 쌓이고 쌓인 회포를 풀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뜻깊은 상봉자리에서 그들은 서로가 겪어온 분단의 아픔을 나누며 통일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이산가족들의 슬픈 사연도 소개했다.

평양시 중구역에 사는 리연구(83) 씨는 서울에 사는 조카 홍원표(73) 씨를 만나 비로소 언니의 생사 여부를 알게 됐다.

리 씨는 65년 만에 만난 조카를 통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언니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자 눈물을 흘리며 조카의 등을 쓰다듬었다.

언니는 90세 고령의 몸인데다 건강상태도 좋지 못해 이번에 금강산을 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남포시에 사는 장숙금(84) 씨는 시동생을 만나 남편의 생사 확인 소식을 전하면서 60여 년 전 가족들과 헤어진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 21일 개별상봉과 단체상봉에 대해서도 조선신보는 북측 오인세(84) 씨와 남측 리순규(85) 씨 부부의 만남 장면을 보도하며 "오 씨가 19살때 헤어졌다.

그때 리순규씨의 배속에는 6달 되는 아이가 있었다"고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했다.

자강도 동신군에 사는 송병상(82) 씨가 남측 동생들을 만나고, 19세에 고향을 떠난 함북 경흥군에 사는 신영기(84) 씨가 동생들과 그 가족 5명을 만난 상봉 장면을 상세히 묘사하기도 했다.

1차 상봉 마지막 날인 22일에 있은 작별상봉과 관련해 조선신보는 "20일부터 2박 3일간에 걸쳐 진행된 흩어진 가족, 친척 제1차 상봉 행사가 22일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60여 년간 오매에도 그리던 혈육들과 지낸 꿈과 같은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각. 상봉장에는 가족들은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눈물을 터뜨렸고 서로 건강을 바라며 편지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귀중한 시간을 나누는 가족들의 모습이 있었다"고 이별의 슬픔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