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월례보고서…"셰일업계 밀어내려는 사우디 의도 먹혀"

저유가에도 물량공세 전략을 고수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이 미국을 위시한 셰일오일 업계를 강타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가 나왔다.

IEA는 11일(현지시간) 내놓은 월례보고서에서 미국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의 산유량이 내년에 하루 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구소련이 붕괴한 이래 24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IEA는 유가에 상관없이 원유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사우디 주도의 OPEC 전략이 의도한 대로 고비용·저효율의 셰일업계를 시장에서 밀어내는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북해 지역의 셰일업체도 저유가의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OPEC 회원국의 고비용 프로젝트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IEA는 최근의 가격경쟁 완패로 주요 셰일업체의 내년도 원유 선물가가 평균 손익분기점 이하에서 정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의 셰일업계 생산속도 급감이 내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셰일업계는 지속하는 저유가에도 생산량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시추량을 줄이고 수만 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사우디는 유가 급락세가 이어지던 지난해 11월 산유량을 하루 1천60만 배럴로 오히려 늘렸다.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 셰일업체들이 버티지 못하고 고사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세계 1위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지난해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원유·석유제품 수출이 43%를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암반층에 스며 있는 가스와 석유를 강력한 수압으로 뽑아내는 셰일 채굴방식은 생산비용이 비교적 높다.

셰일오일의 배럴당 생산비는 평균 60달러 정도로 사우디 원유생산비의 2배에 이른다.

(파리 AFP=연합뉴스)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