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일성신약이 대부분…제일모직은 1주만 접수
9월1일 합병기일, 삼성그룹 지주사 통합 삼성물산 출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6천700억원대로 집계돼 양사의 합병이 예정대로 진행되게 됐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을 비롯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사항에 대해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 측에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줄 것을 요청하는 주주의 권리다.

삼성물산은 6일 자정까지 주주들로부터 주식매수청구권을 받은 결과 총 1천171만730주(보통주 1천171만687주, 우선주 43주)가 접수됐다고 7일 공시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은 회사 측이 제시한 매수가격 기준으로 6천702억5천95만9천856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매수 가격은 보통주 5만7천234원, 우선주 3만4천886원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계약서에 따르면 양사를 합쳐 1조5천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합병이 유효하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합병 절차는 9월1일을 합병 기일로 해 예정대로 진행되게 됐다.

합병 등기일은 9월4일이고 삼성물산 신주 배포일은 9월14일이다.

신주 상장은 9월15일 진행된다.

통합 삼성물산은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 및 바이오 선도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정했다.

아울러 사실상(de facto) 삼성그룹 지주회사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
제일모직도 주식매수청구권 접수를 한 결과 딱 1주(15만6천493원)가 들어왔다고 이날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해 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일성신약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보유지분 7.12% 중 4.95%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성신약도 보유지분 2.37%를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과 일성신약의 행사액이 6천4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4.95%를 보유하다가 6월3일 추가로 2.17%를 사들이면서 7.12%의 지분 보유 사실을 시장에 공개한 바 있다.

매수청구권 행사는 합병 발표일인 5월26일 이전에 매입한 주식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엘리엇은 약 2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엇이 손실을 무릅쓰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선 것은 주총 패배 이후 현실적으로 삼성그룹과의 싸움에서 승산이 없다고 보고 '출구전략'을 찾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