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1990선까지 대비해야…대형주 위주로 접근할 시기"
국내 증시, 이번주 내내 실적·환율에 발목 잡힐 듯
"중·소형주보단 대형주…단기 급락한 정유·화학 업종 주목"


8월 첫번째 거래일인 3일 국내 증시는 나란히 약세를 나타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여전한 데다 대내적으로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발표가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 내내 실적과 환율 등의 영향으로 이 같은 부진한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 "리스크 요인이 덜 한 대형주 중심의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이날 국내 증시 하락은 모멘텀(상승 동력) 부재 속에 지난주부터 이어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것뿐"이라며 "환율 영향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는 등 수급 요인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또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로부터 자금이탈 유혹을 느낄 수 있다"며 "매수세가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도세가 조금만 나와도 지수가 크게 내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국내 증시의 부진이 일정 기간 진행된 만큼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관련된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객관적으로 모멘텀 지원을 낙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경기여건 악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 당국의 대응 여부가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성장주의 부진을 실적주가 얼만큼 보완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2000선대를 지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겠지만 1990선까지 내려갈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700선이 깨질 경우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센터장은 "코스피는 지속적으로 2000선을 지지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겠지만 한 번 정도는 깨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코스피보다 코스닥의 흔들림이 커 700선 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이 같은 변동성 장세에 따라 실적 발표가 끝난 대형주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시 실적주 중 일시적 이벤트에 따라 낙폭이 과했던 업종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은 매수 추천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높은 변동성 회피 수단으로 당분간 대형주 선호 현상이 늘어날 수 있다"며 "최근의 환율 움직임이 대형주 회복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화학, 정유업종은 '깜짝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급락으로 인해 긍정적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며 "저유가에 따른 마진 개선을 감안하면 매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도 "당분간 코스피보단 코스닥 종목들의 실적 불안감이 더 클 것"이라며 "실적 발표가 대부분 끝난 대형주를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