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이 자민당 총무회장 일행에 예상 뛰어넘은 환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총무회장 일행을 환영하는 행사에 참석한 것을 일본 언론은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했다.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니카이 회장과 함께 중국에 온 약 3천 명 규모의 교류단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하며 당나라 시대의 중국과 일본의 교류를 거론했다.

시 주석은 당시 일본에서 온 사절, 유학생, 승려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시안(西安)에서 공부하며 살았다고 소개하고서 "그들 중 대표적 인물인 아베노 나카마로(阿倍仲麻呂)는 중국의 대시인인 이백(李白)·왕유(王維)와 깊은 우정을 쌓아 감동적인 미담이 됐다"고 언급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시 주석이 니카이 회장을 비롯한 방문단을 예상을 뛰어넘는 형태로 환대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 내부에서는 9월 예정된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에 아베 총리의 참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며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을 위한 포석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교도통신도 시 주석이 중일 우호협력 추진에 의욕을 보인 것을 중국 언론이 크게 보도했다며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시 주석은 23일 행사에서 니카이 총무회장을 만나 10분 가량 서서 대화했으며 "일본이 군국주의 침략의 죄행을 감추고 역사의 진상을 왜곡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호의 씨앗을 뿌려 '중일 우호'라는 큰 나무를 무성한 숲으로 키워나가자"며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뜻을 함께 표명했다.

니카이 회장은 시 주석의 발언에 관해 23일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이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치가의 발언이므로 당연히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중일 우호를 위해 확실히 하자는 취지의 이야기"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24일 기자회견에서는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도 진지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수준에 서서 진지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자국의 노력을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올해 8월에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서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는 훌륭한 담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의 전날 발언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전화로 보고했다고 밝히고서 "총리가 매우 기뻐했다. 일단 성과를 올렸다"고 자평했다.

아베 총리가 70년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 '사죄' 등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함에도 니카이 회장이 담화 내용에 관해 굳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친 것은 모처럼 중일 관계 개선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판단하고 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차원으로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