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한 작가 "마음서 우러난 인사드리고 물러갑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임성한 작가의 MBC TV 일일극 '압구정백야'가 15일 막을 내렸다.
상식적이지 않은 설정과 전개, 황당한 이야기로 방송 내내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압구정백야'는 특히 임성한 작가의 '은퇴작'이 될 것이라는 소식이 지난달 전해지면서 화제가 됐다.
임 작가는 15일 '압구정백야'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작품을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이 작품이 은퇴작이냐는 궁금증에는 똑 부러지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임 작가는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미흡한 대본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주신 연출부 식구들, 특히 고생하신 전 스태프 여러분, 최선의 노력으로 열연해 주신 배우 분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열정과 고생 덕에 단점 많은 작품이 빛날 수 있었고 좋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많은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신 문화방송 임직원 여러분께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인사 드리고…물러갑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임 작가의 은퇴 가능성은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이 지난달 22일 방송통신심의위 방송심의소위에 출석해 "임성한 작가와 현재 차기작 계약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약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나왔다.
장 본부장은 '압구정백야'의 폭력성, 윤리성 등에 대한 방심위의 심의 과정에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임 작가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명성당엔터테인먼트 이호열 대표는 "임 작가는 10개 드라마를 남긴 채 은퇴하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압구정백야' 집필을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썼다"고 밝혔다.
'압구정백야'가 은퇴작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임 작가는 게시판 글에서 MBC 임직원에 대해 "인사 드리고 물러간다"고 밝혔지만, 은퇴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MBC가 아니어도 그의 작품을 방송할 채널은 많다.
그동안 임 작가의 작품이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음에도 MBC와 SBS에서는 번갈아가며 임 작가를 '모셔'갔다.
임 작가 작품이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 속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압구정백야' 역시 방송 내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6일 9.9%로 출발한 '압구정백야'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5.6%였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16.3%(5월11일). 오후 9시대 부동의 시청률 강자인 KBS 1TV '9시 뉴스'를 위협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에 MBC는 '압구정백야'를 예정보다 29회 연장했다.
1990년 KBS 2TV '드라마게임' 단막극 '미로에 서서' 편으로 데뷔한 임 작가는 '보고 또 보고' '온달 왕자들' '인어아가씨' '하늘이시여' '오로라 공주' '신기생뎐' 등의 작품으로 안방극장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임 작가는 "관심과 사랑으로 질타와 격려를 보내주신 시청자 여러분, 기자 분들께도 제 마음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고맙고…정말 감사드립니다"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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