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특정 지역에서 신경가스 관련 흔적이 발견됐다는 내용을 담은 유럽연합(EU) 문서가 8일(현지시간) 나왔다.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인 염소가스를 동원해 반군 장악지역을 공격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이라 시리아에 대한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라트비아 대표 마리스 클리산스는 전날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OPCW 조사단이 최근 치명적인 신경가스인 VX와 사린 가스 관련 전구물질(前驅物質)의 흔적들을 (세계 화학무기 감시단에 미등록된) 시리아의 한 지역에서 발견했다"고 대표단에 설명했다.

EU는 성명을 통해 "EU 일부 국가들은 시리아가 여전히 화학무기를 만들기 위한 물질이나 미등록 화학무기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U의 성명은 OPCW의 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

시리아는 2013년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하고 외국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키로 합의했다.

이런 조치로 시리아는 당시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사린 가스 공격으로 수백 명이 숨지면서 고조된 미국의 공습 위협을 피할 수 있었다.

OPCW는 5년째로 접어드는 시리아 내전에서 염소가스가 여전히 조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주 사르민 마을에서 염소가스를 담은 통 폭탄이 투하돼 어린이 2명과 부모 등 6명이 숨지고 현지 주민 90명이 부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모두 염소가스가 담긴 통 폭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상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화학무기 공격에 사용된 헬기는 오직 시리아 정부군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군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공격의 배경이 정부군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헤이그 AFP=연합뉴스)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