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일 국내 증시 급락과 관련해 "과속으로 인한 '속도'의 문제일 뿐 '방향'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기관의 매도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1% 넘게 하락하며 장중 2100선을 내줬다. 코스피가 장중 21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지난달초만해도 2020선에 불과했던 코스피가 장 중 2180선을 회복하는 데 한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시장에 과속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대외 악재들이 고개를 들면서 이날 지수가 급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미국 금리인상 논쟁 재점화 등이 그동안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해온 외국인 순매수와 글로벌 유동성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장 중 2.22%까지 뛰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논쟁에 또 한 번 불씨를 당겼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이날 증시 급락은 속도 조정 차원에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지만, 조정폭 자체는 생각보다 큰 것 같다"며 "연휴 기간동안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증시가 많이 빠졌고, 지난주부터 외국인의 순매수가 많이 잦아든 반면 기관의 매도세는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외 악재가 부각되면서 타격이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지수 급락은 속도 조절 차원에서 발생하는 단기 조정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4월 고점까지 상승 추세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달 코스피지수 상단은 여전히 2200으로 예상한다"며 "다음주까지 조정 장세는 불가피하겠지만 대외 악재와 과속 우려가 어느 정도 사라지고 나면 시장은 상승 추세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코스닥 시장 급락과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이 바이오·헬스케어주의 성장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구심을 제시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1% 넘게 빠지며 670선 아래에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김 센터장은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던 바이오·헬스케어주가 성장주로서의 신뢰도를 의심받고 있다"며 "현재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도 많이 올라온 상태라 차익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