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전 당국에 보고했지만 별다른 조치 안 해

에볼라 양성 반응을 보인 미국 간호사가 열이 나면서도 다른 132명과 함께 비행기를 탄 것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간호사가 비행기에 오르기 전 보건당국에 상태를 보고했지만 당국이 탑승을 제지하지 않은 것이 16일(현지시간) 드러나며 이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새로 양성 반응을 보인 간호사 앰버 빈슨(29)은 13일 댈러스행 비행기에 타기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전화해 스스로 열이 37.5℃까지 올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CDC 측은 빈슨에게 비행기를 타지 말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CNN이 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전날 "빈슨이 절대 비행기에 타서는 안 됐다"며 빈슨의 탓했으나 실상은 CDC가 이를 방조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빈슨의 양성 반응에 CDC가 에볼라 감염으로 의심할 수 있는 최저 체온을 현재의 38℃에서 더 낮출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빈슨이 속한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의료진 76명을 비행금지 명단(no-fly list)에 올리는 방안 역시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빈슨은 아직 에볼라 감염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이며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에모리대 병원으로 옮겨져 격리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빈슨은 동료 간호사 니나 팸(26)이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10일 댈러스에서 가족이 사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로 갔다가 13일 오후 8시 돌아왔다.

그는 최근 약혼을 했으며 클리블랜드에 있는 동안 어머니와 예식 관련 준비를 함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CDC는 빈슨과 동승한 13일 댈러스행 '프런티어 항공' 승객 132명을 대상으로 감염 의심 제보 전화를 받는 등 추적 검사에 착수했다.

빈슨이 탔던 비행기는 그다음 날에도 5차례 비행을 했으며, 빈슨이 에볼라 양성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뒤 비행이 취소됐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학교 두 곳이 자교 직원이 빈슨이 탔던 그 비행기에 다른 시간대에 탄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예방을 위해 16일 휴교를 한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의회는 당국의 에볼라 대응과 관련해 이날 청문회를 열 계획이며 이 자리엔 프리든 CDC 소장 등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팸과 빈슨은 지난 8일 사망한 자국 내 첫 번째 환자 토머스 에릭 던컨을 돌보다가 광범위하게 접촉해 차례로 에볼라에 감염됐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