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직원들 내부경쟁 높여 밥값하는 공기업 될 것"
“직원들의 내부 경쟁을 높여 밥값 제대로 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사진)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내부 경쟁체제부터 정비해야 한다”며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과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대개 공기업 수장들이 취임 3개월 안에 이를 실시하는 것과 달리 그는 조직 구석구석을 진단한 뒤 10개월 만에 자기 색깔을 반영했다.

우선 현장 밀착형 영업조직인 지역본부제를 창립 이래 처음으로 도입했다. 기존의 국내 지사를 광역으로 묶어서 지역본부장이 직접 수출현장을 챙기도록 했다.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위임해 현장의 지역본부장이 전결할 수 있게 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5명의 본부장(상임이사 본부장 4명과 1급 본부장 1명)으로 운영되던 경영진을 6명의 본부장(상임이사 본부장 2명과 1급 본부장 4명)으로 재편해서 현장경영을 뒷받침하도록 했다”며 “이는 생산적인 내부경쟁이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은 1급 본부장(임기 2년+1년)에서 상임이사 본부장(2년+1년)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한직인 연구위원으로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1급 본부장을 3명 추가해 직원들의 승진 기회를 늘려주면서 경쟁도 더 이끌어내기로 했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4명의 직원도 부장으로 발탁했다. 선임부장인 총무부장에는 중소기업 지원에 오랜 경험을 갖춘 여성부장(이미영)을 임명했다.

무역보험공사가 이처럼 획기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를 실시한 것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는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의 애로와 요구사항을 무역현장에서 즉시 파악하고 해결해 무역보험에 대한 고객기업들의 접근성과 서비스 수준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간 수출 100만달러 이하 7만3000여개 영세 수출기업 중 무역보험공사의 무역보험 혜택을 보고 있는 곳을 현재의 1만여개에서 2만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중소·중견기업 무역보험 지원 목표를 역대 최대 규모인 40조원으로 확대한 이유다. 기업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으로부터 특별기금을 출연받아 중소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무역보험공사는 기금을 무역보험 지원금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은행들은 유망 수출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수출 경험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수출 초보기업과 내수기업들이 간편한 절차로 최대 10만달러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수출 첫걸음 희망보험’도 시행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노사는 지난 3월 금융 공기업 최초로 방만경영 해소 이행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덕분에 지난 7월 정부의 방만경영 중점관리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김 사장은 “공기업 개혁은 철밥통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깨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이 철저하게 성과에 입각한 평가를 받고, 책임도 끝까지 져야 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