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한·일 관계 해빙 분위기 속에 관심을 모았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유엔 총회 기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오후 유엔 총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엔기후정상회의 ‘기후 재정’ 세션(박 대통령 주재)에 박 대통령과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두 정상이 어떤 형태로든 만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불참으로 두 정상 간 ‘조우’는 없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불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했으나 기조연설 시간이 박 대통령과 달라 서로 마주치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은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한 140여개국 정상 중 네 번째로 기조연설을 했으며, 아베 총리는 28번째 연설자로 나섰다.

오후에 열린 ‘기후 재정’ 세션에서 박 대통령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공동 의장을 맡아 1시간30분간 사회를 봤다. 이 세션에는 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세 명이 나란히 의장석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24일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서는 참석 정상들 가운데 일곱 번째로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은 15분간 한국어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국제사회가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내용의 연설을 하는 동안 북한 측 대표로 참석한 이수용 외무상도 총회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캐나다 국빈 방문 및 유엔 총회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과 시차로 다소 무리가 생겨 총회 기간 한 차례 링거를 맞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유엔본부=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